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전체 응시자 대비 54%선인 1,706명으로 정해졌다. 합격자 수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1,20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수험생 단체 측이 ‘전체 응시자 대비 75%선’으로 늘리라며 맞서고 있어 양측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제10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를 1,706명으로 결정했다. 관리위는 “'총 입학정원 대비 75%(1,500명) 이상’ 범위에서 기존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합격률,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 취지, 응시인원 증감, 법조인의 수급상황, 채점 결과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호사시험에 핵심적 쟁점 위주로 출제하고, 시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을 부연했다.
법무부가 이날 합격자를 발표했으나 양측 갈등은 내년 시험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응시생 단체가 합격자 수에 대해 정반대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다.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와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은 이날 합격자 발표에 앞서 ‘대한변호사협회·법무부’가 적힌 사다리를 걷어차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변호사 직역수호가 후배들 사다리차기냐”며 변호사 단체가 수험생의 법조계 진출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협의회 측은 “(과거) 700점으로 합격했던 변호사 시험이 이제는 900점을 넘겨야 한다”며 “변호사 시험을 자격 시험 수준으로 합격자 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변호사 단체가 합격자 수 감축 이유로 직역수호를 내걸자 ‘밥 그릇 지키기’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법전원 협의회 측은 앞서 20일 대한변협 사무실에 ‘謹弔 인권수호정의수호실현’가 달린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또 15일에도 “로스쿨의 교육 과정을 마친 전체 응시자의 약 38%만을 합격시키고 62%를 탈락시키라는 요구”라며 “로스쿨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불과 20걸음 떨어진 곳에서는 ‘합격자 수를 축소해야 한다’는 구호가 이어졌다. 대한변협이 연 맞불집회였다. 이들은 “무책임한 공급확대에 변호사만 죽어난다 ”며 변호사 수를 1,200명 이하로 감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의 기형적 증가를 감안했을 때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책정해야 한다”는 게 전국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이임성 회장)와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 서울지방변호사회(김정욱 회장) 등이 성명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구아모 기자 amo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