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테마파크 예정지 80% 토양오염 기준 초과 확인

환경단체 정보공개 청구 3년 만에 조사 보고서 공개돼
환경단체 "사업자 부영 '시간 끌기'…서둘러 정화해야"

부영그룹의 송도 테마파크 조감도. /사진제공=부영그룹

부영그룹이 추진 중인 '송도 테마파크' 조성 사업과 관련, 개발 예정지 가운데 약 80%가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 연수구는 지난 2018년 사업자 부영이 한국환경수도연구원에 의뢰해 진행한 송도 테마파크 토양정밀조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연수구는 2018년 8월 환경단체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부영이 정보공개결정취소 및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해 공개하지 못했다.


최근에서야 대법원이 연수구의 손을 들어줘 환경단체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지 약 3년 만에 보고서가 공개됐다.


송도 테마파크 토양조사는 2018년 2월부터 5월까지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일대 사업 예정지(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49만8,000㎡ 규모)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공개된 토양조사 보고서에는 토지 소유주가 사유지 출입을 거부한 땅(1만6,000㎡)을 제외하면 전체 부지의 약 80%(38만6,000㎡)가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했다는 결과가 담겼다.


조사가 이뤄진 741개 지점 중 582곳에서 오염기준을 초과하는 결과가 나왔다.


토양오염물질 21개 항목 중에서는 총석유계탄화수소(THP), 벤젠, 납, 비소, 아연, 불소 등 6개 항목이 기준치를 넘었다.


이 중 납은 기준치의 최대 10배가 넘는 4,361㎎/㎏, 아연은 최대 20배가 넘는 1만3,163㎎/㎏까지 검출되기도 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낸 성명에서 "시간 끌기로 알권리를 침해한 부영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서둘러 오염 정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마파크 옆 도시개발 부지에 대한 토양오염 조사도 진행해야 한다"며 "전문가와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영은 2015년 옛 송도유원지 인근 25개 필지 92만6,000㎡ 땅을 3,150억원에 매입한 뒤 테마파크와 아파트 건설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송도 테마파크의 경우 놀이기구와 물놀이 시설을 갖춘 도심형 복합테마파크로 기대를 모았으나, 2017년 사업 예정지에서 다량의 폐기물이 발견됐다.


부영은 당시 폐기물 처리비용만 37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오염된 토양을 책임 있게 정화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거듭된 사업 기간 연장과 함께 정화 작업이 지연되자 관할 지자체인 연수구는 2018년 12월 부영에 오염 토양을 2년 내 정화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부영은 이런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며 오염토양 정화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고 오는 28일 이뤄질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부영은 이와 별개로 오염토양 정화명령 집행정지 소송에서 패소했다.


연수구는 지난해 12월 명령 이행 기간이 끝날 때까지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부영을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장현일 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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