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위기극복 비용으로 부유세 도입 주장…독일 재도입 논의

연방의회 공청회…1995년 만료 이후 26년만에 재도입 검토



올라프 숄츠 독일 사회민주당(SPD) 총리후보[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가 전세계 각국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면서 위기 극복 비용을 메우기 위해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코로나19 위기 부유세 도입을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연방의회는 20일(현지시간) 부유세 재도입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고 독일 타게스슈피겔이 전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좌파당은 선거 때마다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오는 9월 26일 연방의회 총선거를 앞둔 올해는 팬데믹으로 인해 이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형성되고 있다.


사민당이 내놓은 부유세 과세 방안을 보면, 순자산이 200만 유로(약 26억원)를 넘어서면 부유세를 1%, 10억 유로(약 1조3천442억원)를 넘으면 2%를 매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순자산이 170억(약 22조8천500억원)에서 240억 유로(약 32조2천600억원)인 경우 세율을 더 높이는 구조다.


독일은 1952년부터 부유세법에 따라 부유세를 징수해왔으나 1995년 연방헌법재판소가 부동산 자산 가치평가 기준이 낡아 부유세 과표 기준을 현실화하라는 결정을 내린 뒤 정부가 과표 기준 현실화를 미루면서 관련 법령이 만료돼 효력을 상실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부유세의 재도입은 적어도 법률적인 관점에서는 가능하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 다만, 부유세 재도입이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독일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부유세 도입시 기업들의 세부담이 최대 79% 상승한다며 독일 내 기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유세 재도입시 행정비용이 전체 세수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 자산과 부동산 자산의 가치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