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개州 삼성 반도체공장 유치전 '가열'…애리조나 '다크호스'

애리조나, 2개 부지 경매 부쳐
TSMC·인텔·삼성까지 유치 땐
글로벌 반도체 생산 허브로 우뚝
텍사스 가장 유력 후보지로 꼽히지만
뉴욕도 1조대 인센티브 내걸고 유치 추진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회의’ 이후 미국 각 주에서는 17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잡기 위한 치열한 막판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텍사스주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지만 최근 TSMC·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몰린 애리조나주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실상 투자를 압박한 만큼 삼성전자의 신규 공장 설립 계획도 앞당겨 이르면 다음 달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후보지로 알려진 애리조나주 내 2개 부지가 이날 경매에 부쳐진다. 해당 부지는 굿이어와 퀸크리크에 위치한 곳으로 각각 최소 1억 2,770만 달러와 8,613만 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부지는 모두 대외무역지구로 지정됐으며 고용이 가능하도록 용도가 변경된 상태다.


해당 매체는 “관련 문서에 삼성전자가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면서도 “삼성의 잘 알려진 계획의 변수들을 분명히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퀸크리크 문서에 따르면 아이언우드 드라이브와 저먼 로드 인근에 위치한 부지가 ‘사용자 주도형’ 대외무역 지대가 될 것인데 해당 사용자는 삼성전자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신규 공장 지역은) 아직 검토 중인 사안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애리조나주로서도 삼성전자의 공장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동기가 충분하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대만의 TSMC로부터 12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인텔도 지난달 20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공장 두 곳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만약 삼성전자 공장까지 이곳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전 세계 반도체 기술력이 집중된 생산 기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주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1개 창출할 경우 3년 동안 최대 9,000달러의 세금 공제를 제공하고 있으며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9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놓고 삼성과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텍사스주다. 오스틴에는 1997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이미 가동 중이어서 부품과 원자재 등을 효율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근에 공항도 있어 제품을 운송하기에도 좋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오스틴에 이미 공장이 가동 중인 만큼 입지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다”며 “삼성전자는 애리조나와의 협상을 통해 반드시 이곳에 공장을 짓지 않더라도 텍사스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끌어낼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시와 향후 20년간 8억 547만 달러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놓고 협상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앞서 15년간 2억 8,500만 달러의 세금 감면이 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상황이다.


뉴욕주도 삼성전자에 ‘역대급’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경우 세금 감면, 일자리 보조금 등 9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인데, 이는 뉴욕 역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하며 각 주 정부의 로비전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고 봤다. 애초에 삼성은 미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 결정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백악관 회의 이후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와 외신에서는 “삼성이 다음 달 미국 투자 결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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