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를 통해 내년에 사용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까지 확보한 이스라엘이 지난해 미리 확보해둔 1,00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용처들 두고 고민 중이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최고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 교수는 21일(현지시간) 군라디오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내년에 쓸 백신까지 확보한 만큼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1천만 회분이 필요가 없게됐다고 밝혔다.
아쉬 교수는 "회사 측과 함께 최선의 해법을 찾고자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여기에 와서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들이 분명 다른 장소에서는 쓰일 수 있다. 이스라엘로 가져오지 않고,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향에 회사 측과 일부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가장 코로나19 예방 효능이 높고 안정적인 것으로 보이는 화이자 백신으로 대국민 접종을 진행해왔다.
전체 인구(약 930만명)의 57%가 넘는 536만명이 화이자 백신을 1차례, 53% 이상인 499만명이 2회차 접종까지 마쳤다.
이스라엘은 모더나 백신도 일부 들여왔지만, 자국민 접종에는 쓰지 않고, 팔레스타인과 관계 정상화 국가 등에 배분하는 등 외교적 용도로 활용했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최근 화이자와 모더나 측과 아동 접종 및 추가접종(부스터샷) 용도로 내년에 쓸 1,600만 회분의 백신까지 계약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확보해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회분이 당장 필요하지 않다.
더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극히 드물게 혈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단이 나온 바 있다.
아쉬 교수는 6개월 후에 추가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과 관련, 추가 접종 시기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6개월 후가 될지 1년 후가 될지 아직 말할 수 없다. 백신을 통해 형성된 면역이 오래 지속되고 새로운 변이의 위협이 없다면, (추가접종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이스라엘은 지난 18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4월 1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이후 1년여만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이제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만, 실내 또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하는 만큼, 당국은 주머니나 가방 등에 항상 마스크를 지참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부터 학교 운영도 전면 정상화했다. 이제 모든 학년이 칸막이 설치, 분반, 요일제 등 방역을 위한 조치 없이 주 6일 수업을 진행한다. 다만,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한 실내 마스크 착용과 교실 환기,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거리두기 등 수칙은 유지된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