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에서 시작된 사무직 노조 설립 바람이 타이어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타이어 빅3’ 중 가장 먼저 금호타이어에서 이달 사무직 노조가 공식 출범한 데 이어 넥센타이어 사무직들도 노조 설립 준비에 착수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 사무직원들은 올 6월 사무직 노조 공식 출범을 목표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결집하고 있다. 지난 15일 연구·영업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위원회를 발족하고 카카오톡 오픈카톡방을 개설해 예비 조합원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일주일 만에 전체 사무직의 15%에 가까운 인원이 모였다.
넥센타이어의 국내 사업장에 근무 중인 직원은 현재 약 4,000명으로 이 가운데 연구·영업·관리직이 속한 사무직은 1,000명, 기능직(생산직)은 3,000명가량이다. 현재 넥센타이어 노조는 기능직들이 소속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산하 노조만 설립돼 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현장직과 역차별 금지를 비롯해 처우 개선 등이 골자다. 이들은 사무직 노조 설립위원회 발족 선언문에서 “관리직·연구직·영업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도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며 근무시간 명시화, 투명한 인사 제도 확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금호타이어도 생산직을 중심으로 한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내용에 사무직들이 반발하며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다. 현재 네이버 밴드 가입자는 약 300명으로, 전체 사무직(1,500명)의 20%에 해당하는 인원이 모였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타이어에서는 아직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달리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장 셧다운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가운데 생산직들은 이득을 취하고 사무직들은 역차별을 당하는 것에 젊은 직원들이 염증을 느껴 노조 설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에서 먼저 전방위적인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인 것도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타이어 업계에 자극이 됐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