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해로 산란닭 15% 급감…대형마트, '금(金)란' 할인 경쟁

홈플러스에서 고객이 할인 행사 중인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피해로 올해 1분기 알을 낳는 산란계 수가 1년 전과 비교해 15%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동안 계란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잇달아 계란 할인 행사에 나서 주목 받고 있다. 주요 식재료인 계란을 저렴하게 공급해 고객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계란을 미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산란계 사육 마릿 수는 6,211만 마리로 1년 전보다 14.7% 감소했다. AI가 극성을 부렸던 지난 2017년 2분기(5,738만 마리)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초 확산한 AI 피해로 산란계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산란계 수가 감소하면서 치솟은 계란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전날 특란 30개의 평균 소매 가격은 7,639원으로 1년 전 5,359원 보다 42.5% 올랐다. 이른바 '금란'으로 불리는 계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대형마트들은 잇달아 계란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자체 브랜드(PB) 계란 상품에 한해 800~1,000원을 할인해준다. 원래 7,950원인 30구 특란은 1,000원 할인에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행사까지 적용하면 5,56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중 계란 상품 할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행사와 중복으로 적용할 예정이어서 할인 폭은 더 클 전망이다. 이마트(139480)도 계란 가격 할인을 검토 중이다.


계란 할인은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 더해 고객 유입 효과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계란이 장을 볼 때 많이 사는 품목 중 하나인 만큼 할인 시 고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 가격 상승세가 연초부터 계속되다 보니 할인 행사 시 소비자 유입 효과가 좋다"면서 "계란을 사러 와서 다른 상품도 사지 않겠느냐는 기대로 할인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