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공원 같은 '사이버 과학관' 내년 구축"

취임 1주년 맞는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
5개 국립과학관 보유 콘텐츠들
AR·VR 등 활용해 생생하게 재현
과학문화 대중화로 새 활로 모색
스미소니언 등 해외와도 협업 확대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이 22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국 5개 국립과학관을 비롯해 국내 과학관들의 전시 콘텐츠를 한꺼번에 모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법으로 온라인에서 생생하고 흥미롭게 구현해 과학 문화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려고 합니다.”


유국희(55·사진)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22일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과학관들의 좋은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한꺼번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국장·기획조정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성과정책관·대변인 등을 거쳤다.


유 관장은 “과학관은 과학의 역사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학생과 국민께 쉽게 알리는 창구”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국 140여 개 사립 과학관은 말할 것도 없고 국공립 과학관들도 전시·체험 환경이 크게 변화해 애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해외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아예 과학관을 잠정 폐쇄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5개 국립 과학관이 힘을 모아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사이버 과학관인 ‘통합사이버전시관’을 내년까지 구축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는 “자연사관의 경우 공룡을 그냥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상 공룡 시대로 돌아가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기존 전시물을 온라인에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AR·VR 기법을 활용해 좀 더 생생하게 전시물을 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유 관장은 국립중앙과학관의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만들어 이용자들이 현장에서 전시품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과학관의 디지털화를 적극 꾀하고 있다. 그는 “다른 국립 과학관들과 협의해 전국 공립·사립 과학관을 망라한 과학관의 데이터베이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과학관 간 전시·교육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국립중앙과학관이 5개 국립 과학관의 맏형이라는 점에서 ‘국립과 사립 과학관을 망라해 롤모델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58만 점이 넘는 국립중앙과학관의 소장품을 3차원(3D) 모델화하거나 사진으로 찍은 뒤 이를 다운로드해 3D프린팅을 할 수 있게 했다”며 “다양한 영상 콘텐츠도 무료 서비스한다든지, 디지털 과학기술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 과학관들이 힘을 합쳐 올해 기후 위기, 근대과학의 태동, 생물의 이동과 적응, 인간의 삶, 공룡, 플라스틱에 관해 VR 콘텐츠를 만들어 온라인 전시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 유수 과학관·박물관과도 협업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순회 전시를 늘리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감염병 관련 ‘아웃브레이크전’을 전시할 때 K방역을 가미해 호평을 받았다”며 “매년 11월께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도 열고 있는데 해외 과학관과의 협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관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온라인뿐 아니라 현장 전시 등 오프라인 활동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모바일 회원증을 통해 출입도 간소화하고 전시품 설명도 편리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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