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가 웰컴금융그룹과 중소기업 전용 신용정보회사를 설립한다. 중앙회는 이번에 신설하는 신용정보회사를 중기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신용평가사로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을 비롯해 중기의 매출이 감소하자 신용 등급이 대거 하향 조정되면서 대출 등이 어렵게 되자 업계에서는 중기 전용 신용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지난해 중앙회가 웰컴금융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자 중기 전문 신용정보회사가 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중앙회가 운용하는 중소기업공제사업기금의 활성화를 위해 웰컴금융그룹이 보유한 신용평가시스템, 비대면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등 중기·소상공인의 금융 지원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기중앙회는 이사회를 열고 웰컴금융그룹과 함께 설립하는 신용정보회사에 투자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중앙회는 상반기 중으로 신용정보회사 설립 절차를 마친 뒤 금융위원회에 기업·개인 신용조사와 채권추심업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이다. 중앙회는 금융위의 승인을 받은 후에는 곧바로 사업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22개 신용정보업체가 채권추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대부분 은행, 저축은행, 신용평가업체의 자회사 형태다. 신용정보회사를 설립해 노란우산공제회 가입자를 대상으로 채권추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앙회가 신용평가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은행권의 중기 대출 관행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중기들이 잇달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신용등급 하락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신용평가 모델을 코로나19로 인해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매출 등 실적을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모델을 바꾸게 되면 전체적인 금융 시스템이 무너진다는 게 이유다.
업계에서는 기존 방식의 신용등급 체계가 유지된다면 중기가 줄도산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위기의식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기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지난해부터 6개월 씩 연장하고 있어 그나마 버티고 있다”며 “코로나가 내년까지도 간다면 중기는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전했다.
중기 전문 신용평가사가 만들어지면 중기에 대한 신용등급 산정도 탄력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후 신용평가사까지 신설할 경우 중기중앙회·웰컴금융그룹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토스뱅크(제3 인터넷은행)와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중기중앙회는 토스뱅크컨소시엄 지분 10%를, 웰컴금융그룹은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올 하반기 토스뱅크가 설립되고 나중에 중기중앙회가 신용평가회사를 만들면 신용평가사가 중소기업 신용평가 내용을 토스뱅크에 전달하고, 토스뱅크는 중소기업 대출을 전담하는 '윈윈'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중기중앙회 측 설명이다. 토스는 지난해 개인신용평가 회사를 인수하려다 높은 가격 때문에 포기한 바 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