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신호는 의견이 갈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이견을 말하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다름은 있더라도 차별화는 없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일각에서 최근 제 발언을 두고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갈라치기를 시도하는데, 저는 민주당의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지사가 최근 러시아 백신 도입 검증을 요구하고, 실거주용과 비거주 투기용 주택을 명확히 구분하는 부동산 정책 등의 입장을 잇달아 밝히자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정부 여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정치 입문 이래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며 “촛불 항쟁의 정신 위에 3기 민주 정부를 이끌고 계신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앞장서 끌어오신 수레를 민주당원들과 함께 저 역시 힘껏 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의 성과 위에 부족한 것은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해 일부 다름은 있겠지만, 의도에 의한 차별화는 있을 수 없다”며 “이전의 색채를 지우고 새로운 색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청출어람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지사 SNS전문>
다름은 있더라도 차별화는 없습니다.
한 가지 음만 낼 수 있는 악기는 화음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습니다. 서로 다른 소리가 어울려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냅니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주의는 자로 잰 듯한 칼군무가 아니라, 자유로운 춤의 향연이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당선자 시절부터 퇴임 후까지 토론공화국을 꿈꾸셨던 것도, 결국 '동일함'이 아닌 '다양함'에 기반하는 민주주의 원리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위험한 신호는 의견이 갈리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이견을 말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민주당은 매우 넓고 다양한 가치관과 정치적 성향의 당원들로 이뤄져 있고, 이것이야말로 시대변화에 적응하고 민주주의와 역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최대 강점입니다. 다만 서로 다른 높낮이와 크기를 가진 음이 존재하다 보니 매번 조화로울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목소리 큰 소수가 전체 목소리인 것처럼 과잉대표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민주주의 특성 상 감수해야 할 부분이고 그렇기에 더더욱 민주적 원리에 반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합니다.
당이 한 사람처럼 움직일 수는 있으나 한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민주주의에서는 정답을 생각하는 사람이나 결정권자가 꼭대기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정당도 공동체도 국가도 무수히 많은 다른 생각들이 모이고 경합하며 의사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 최근 제 발언을 두고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갈라치기를 시도합니다. 그러나 저는 민주당의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뿐입니다. 민주당 정권,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모든 공과와 책임을 함께 감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마다 삶의 역정과 생각이 다를 수 있고, 한 사람의 생각조차 수시로 바뀝니다.
그간의 성과 위에 부족한 것은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해 일부 다름은 있겠지만 의도에 의한 차별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전의 색채를 지우고 새로운 색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청출어람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합니다.
누가 뭐래도 민주당은 저의 요람이며 뿌리입니다. 정치 입문 이래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수평적 정권교체의 역사적 과업을 이루신 김대중 대통령님,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참여민주주의를 여신 노무현 대통령님, 촛불항쟁의 정신 위에 3기 민주정부를 이끌고 계신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앞장서 끌어 오신 수레를 민주당원들과 함께 저 역시 힘껏 밀어갈 것입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