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석 與, 대선 1년 앞두고 “예타 심사 국회가 해야”

‘균형발전 등 타당성 결여’시 재조사 요구 가능
여야 의원들, '내 지역 예타 면제’ 법 홍수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국회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심사하도록 하는 안을 추진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 예타조사 결과 심사권을 부여하고 정부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25일 발의한다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국회는 △예타 조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 △정부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 거부 또는 허위 자료 제출 △예타 조사 자료 내용 또는 분석 방법의 타당성이 결여 △지역 균형발전·긴급한 경제사회적 대응 등 국가정책적 관점에서 타당성이 결여된 경우 정부에 재조사, 제도 개선, 예산 조정 등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국회는 사업 소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정부에 시정 요구안을 의결하게 된다.


양 의원은 “예타조사 도입 20년 간 평가 기준과 방식에 다양한 제도개선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제도의 객관성과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가균형발전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예타 제도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회가 국민에게 부여받은 국가예산심사 권한을 충분히 행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지역균형발전 등을 이유로 자신의 지역구 사업에 예타 조사를 면제하거나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들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은 지방소멸위기지역을 활성화 지역으로 정하고, 활성화 지역 내 사업에 대하여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을 지난 9월 발의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은 지난 1월 대구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등 사전절차를 면제하고 단축하는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냈다.


민주당은 예타 조사의 문턱을 낮추거나 주체를 기획재정부가 아닌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 바꾸는 안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예타조사 주체를 기재부 장관이 아닌 각 중앙부처 장이 담당하도록 하고,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된 지역균형발전 사업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을 지난해 9월 발의했다. 또 국회 기재위에는 홍성국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예타 기준 상향법’도 계류돼있다. 홍 의원 안은 도로·철도·공항·항만 등 사업 규모가 큰 사회간접자본(SOC)의 예타 면제 기준을 총 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