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 천 만원 뛰던 창원…곳곳 1억 '뚝'

작년말 규제지역된 의창·성산
외지인 빠져나가며 시장 급랭
84.95㎡ 7.3억→6.2억 손바뀜
규제 안받는 진해는 7% 이상↑
"하락세는 일시적 현상" 분석도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 지난해 초만 해도 4억~5억 원에 거래되던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트리비앙’ 전용 84.95㎡는 지난해 11월 7억 3,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해당 평형은 지난 18일 6억 2,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아무래도 대출 제한 등 규제가 수요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비규제지역 후광을 등에 업고 하루에 수 천 만원 아파트값이 올랐던 경남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 집값이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12월 한달 간 아파트 상승률이 7~8%에 달했을 정도다. 지난해 말 규제지역 지정 이후 외지인이 빠져나가면서 주택시장도 얼어 붙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비규제지역인 인근 창원 진해구 아파트값은 올 들어 7% 이상 오르는 풍선효과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 아파트값 하락 전국 1위와 2위 =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남 창원 성산구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1.93% 하락,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두 번째로 가장 크게 내린 지역은 창원 의창구였다. 같은 기간 아파트 가격이 1.58% 하락했다. 거래량 또한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창원 성산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554건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2,949건) 대비 18.8% 수준이다. 의창구 또한 같은 기간 1,527건에서 401건으로 거래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창원 성산과 의창은 지난해 하반기 전국 주택시장의 핫 이슈가 됐던 곳이다. 외지인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값이 폭등했다. 의창구는 14.15%, 성산구는 18.00%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의 경우 1달 만에 성산구가 8.18%, 의창구가 7.69%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규제지역으로 묶인 뒤 집값이 하락 추세로 접어든 것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투자자가 빠지고 실수요자는 관망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단적인 예로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율이 줄었다. 의창구 아파트 외지인 비율은 21.65%(1월)·15.04%(2월)·9.47%(3월)로 급감했다. 성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거래량과 외지인 비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들 지역이 위축 되면서 창원 전체 아파트 값도 올 들어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창원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2018년 10.73%, 2019년 5.62% 하락하다가 지난해 9.57%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9일까지 1.00%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 집값 하락 본격화 vs 일시적 현상인가 = 창원 의창·성산구가 올 들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것과 달리 다른 지역은 상승세가 계속 되고 있다.진해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5.46% 오르더니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7.79% 급등했다. 진해·마산합포·마산회원 등 여타 지역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다. 마산회원구와 마산합포구는 올해 들어 1.57%, 0.97%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이들 지역은 4~5% 아파트값이 올랐다.


실제로 진해구 ‘창원마린푸르지오1단지’ 전용 84.96㎡는 지난달 4억 4,700만 원에 거래되며 전고가를 뛰어넘었다. 마산합포구 ‘무학자이’ 전용 84.98㎡ 또한 지난달 3억 4,000만 원에 매매되며 지난 1월 거래(2억9,000만원) 대비 5,000만원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경남과 창원시는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의창구 등 규제지역 해제를 건의한 상태다.


창원은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며 지난해 지방의 대표적인 규제 풍선효과로 지목됐던 곳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 규제지역 지정 등에 취약하다”며 “창원 또한 다음달까지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창원 자체가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수요-공급 측면으로 봤을 때 조만간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 덧붙였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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