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치안의 최전선에 있는 경찰 조직이 26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접종했다는 경찰관도 있지만, 아직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불안해하는 경찰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날 서울의 한 보건소에서 접종한 경찰 간부 A씨는 "AZ 백신과 관련해 불안감을 야기하는 뉴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뭐든지 걱정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며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으로서 서둘러 백신을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방역 당국은 경찰·해양경찰·소방 등 사회필수 인력의 예방접종 시기를 당초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겼다. 경찰은 이날부터 내달 8일까지 AZ 백신으로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접종 대상 경찰관은 모두 12만970명이다.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왜 우리가 AZ 백신 재고떨이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B씨는 "내부 공지에 따라 백신 접종 시간·장소를 예약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이게 될 것 같다"며 "굳이 불안에 떨면서 AZ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좀 더 기다리고 싶다"고 했다.
C씨는 “다음 주에 백신을 맞기로 예정돼 있다”며 “AZ 백신에 대한 우려도 지속해서 보도가 되고 있고 아이도 키우는 입장이라 맞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백신을 접종했다. 보건소 직원이 기저질환과 평소 복용하는 약을 파악한 뒤 "오늘 컨디션이 어떤가"라고 묻자 김 청장은 "좋다"고 답했다.
김 청장은 "경찰의 백신 우선 접종은 배려이자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평온하고 안전한 일상으로의 신속한 복귀를 위해 백신 접종에 경찰 가족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