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다”·“눈치만 본다” 내부 고발에…한은, 조직혁신 추진

맥킨지 컨설팅서 조직건강도 38점
이주열 총재 "변화의 절실함 확인"
연내 중장기 경영인사 혁신안 수립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제공=한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로부터 조직 건강도가 최저 수준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아든 한국은행이 대대적인 조직 혁신에 나선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컨설팅 결과를 두고 “변화의 절실함을 확인했다”며 혁신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1년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내부 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한은은 직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중장기 경영 인사 혁신 방안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조직 체계, 직제 및 직책, 인사, 보상 등 경영 인사 전반에 대한 개선 로드맵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조직 혁신 추진 과정을 총괄할 조직혁신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한은이 경영 인사 제도 개편에 나선 것은 지난해 조직 문화 컨설팅 결과 변화를 갈망하는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은으로부터 제공 받은 조직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조직 건강도는 100점 만점에 38점에 그쳤다. 글로벌 비교 대상(벤치마크) 대비 하위 10% 수준으로 국내 기업 130곳, 공공 기관 5곳과 비교해 봐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보고서에는 “나이나 행번에 따른 평가 몰아주기 관행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리더들이 좋은 말만 하려고 하니 명확하게 방향을 제시해주기 어렵다” 등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겼다. 특히 조직에서 의견을 밝히고 나면 불안하고 걱정돼 잠을 잘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로 한은 내부 분위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총재는 “장기간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는 로드맵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직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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