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법안처리 예산조정권 사용 안돼"…맨친, 또 바이든에 반기

민주 인프라법안 처리 강행 반대
입장 고수땐 2.25조弗투자 좌초
공화 '5,680억弗 지출안'엔 찬성
백악관 대폭 삭감 나설지 '관심'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조 맨친(사진) 민주당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이 2조 2,500억 달러(약 2,50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과 관련해 타깃 지원이 필요하다며 예산조정권 사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맨친 의원이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이 좌초할 수 있어 어느 수준에서 타협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5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맨친 의원은 이날 CNN에 “(나는) 민주당의 장애물이 아니다”라면서도 “더 작고 더 목표에 잘 맞춘 법안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민주당이 예산 조정 절차를 이용해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보통 상원에서 예산 관련 법안이 통과되려면 6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이 각각 50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예산조정권을 쓰면 절반만 넘으면 된다. 가부동수가 나오면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돼 민주당이 인프라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맨친 의원이 또 반기를 든 것이다. 당 지도부가 맨친 의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법안 처리를 시도하면 그는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할 수 있다. 이 경우 인프라 법안 처리는 물 건너간다.


실제 그는 이날 공화당의 5,680억 달러 지출 대안에 대해 “좋은 출발”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규모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맨친 의원은 “인프라 투자는 도로와 교량 같은 전통적인 의미를 가진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며 “하나의 법안에 너무 많은 것을 넣기 시작하면 국민들이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복지 투자, 학교 지원 등은 분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안은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집중돼 있다. CNBC는 “인프라 법안 통과의 핵심 인물인 맨친 의원이 공화당 안을 칭찬했다”며 “그는 인프라 안을 전통 시설 투자에 집중하고 다른 항목을 삭감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백악관도 추가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형태의 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인프라 투자에 대한 공화당의 지지를 원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도 이날 “백악관으로부터 (공화당 안에 대한) 고무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조 3,000억 달러 규모의 1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교육·보육 등에 주력한 1조 달러 상당의 2차 인프라 투자안을 이번 주에 공개할 예정이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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