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에 한동훈·임은정 등 10명 무더기 추천…이성윤 물타기 논란

법무부, 이성윤·한동훈·임은정 등 10여명 자료 전달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가 26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포함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명단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에 제출했다. 검찰 수사를 이끄는 검찰총장 후보에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지검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여기에 한동훈 검사장,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도 후보군에 ‘깜짝’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추천위 위원들에게 검찰총장 후보자 10여 명에 대한 심사 자료를 전달했다. 이 지검장을 비롯해 구본선 광주고검장,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한 검사장, 임 연구관 등 지난달 국민 천거 기간에 추천된 인사 모두가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원들은 나흘간 인사들을 개별 검토해 후보군을 3~4인으로 추리고 오는 29일 회의에서 박 장관에게 추천한다. 박 장관은 이들 중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문 대통령이 수락하면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에 임명된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큰 관심은 이 지검장이 후보군에 포함될지 여부였다. ‘친여’ 성향의 이 지검장은 정부·여당이 미는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꼽혔지만 ‘검찰 수사’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면서 최종 후보군에서는 빠질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그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선별이 아닌 물망에 오른 후보자 전원을 심사 대상으로 올려 ‘이성윤’이라는 카드를 끌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특히, 애초에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한 검사장과 임 연구관이 포함된 데는 이 지검장에 몰린 시선을 분산시키는 일종의 ‘물타기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의 후보와 함께 정부와 각을 세웠던 한 검사장까지 후보군에 포함되면서 총장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더 커질 전망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수는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총장 후보 추천 이전에 열리느냐 여부다. 법조계에서는 추천위에 앞서 수사심의위가 먼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사심의위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역할만 수행할 수 있지만 어떤 판단이 나오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총장은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절차 등을 거친 뒤 이르면 5월 말이나 6월 초에 임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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