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000만 회분(2,000만 명분)을 추가 계약해 총 9,9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한 정부가 예방 접종 속도 높이기에 ‘올인’한다. 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될 예정인 3분기에 맞춰 일일 백신 접종 여력을 150만 명으로 대폭 강화한다. 또 화이자 백신을 중심으로 접종 연령을 낮추는 등 접종 대상도 확대해 ‘11월 집단면역’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4월 말까지 300만 명, 상반기 1,200만 명 이상, 9월 말까지 3,600만 명 이상에게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며 구체적인 접종 로드맵을 밝혔다. 현재까지 정부가 집계한 백신 접종자 수는 총 226만 명으로 이번 주 매일 15만 명 수준의 접종이 이뤄질 경우 4월 말까지 300만 명 접종 달성이 가능하다. 홍 직무대행은 “이번 화이자 추가 구매를 통해 집단면역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18세 미만 접종 확대,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3차 접종(부스터샷) 등 추가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지난 3월 24일 공급이 시작된 후 매주 정기적으로 공급 중이며 현재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합산해 4월 마지막 주부터 5월 말까지 484만 회분, 6월에는 938만 회분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홍 직무대행은 “정부가 제약사와 계약한 백신 도입 예정 물량이 지연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며 지연 없는 백신 국내 도입을 자신했다. 3분기 중 도입이 예정된 백신은 총 8,000만 회분으로 3분기 접종 목표인 2,400만 명을 훨씬 넘어서기 때문에 9월 말까지 3,600만 명 1차 접종 완료에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4분기에는 총 9,000만 회분의 백신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 백신은 18세 미만 연령대, 3차 접종, 내년 접종을 위한 비축 등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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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접종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 현재 204개소인 예방접종 센터를 5월 초까지 267개소로 늘린다.민간 위탁 접종 의료 기관은 현 2,000여 개에서 5월 말까지 1만 4,000여 개로 대폭 확대한다. 정부의 목표는 하루 최대 150만 명 이상이 접종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접종 대상도 확대한다. 정부는 4월에는 75세 이상 고령층이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하고 5월에는 70~74세,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또 5월부터는 접종 연령을 낮춰 일반 국민 대상 접종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6월 말까지 고연령, 고위험군, 방역과 의료 인력 등 1,2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나아가 여름방학 종료 전까지 학교 교원 및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 초 일반 국민 접종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는 이에 맞춰 방역 지침도 조정할 예정이다. 홍 직무대행은 “올여름 일반 국민의 접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마치신 분들이 좀 더 자유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전자예방접종증명서’를 활용해 확진자 접촉 및 출입국시 자가격리 의무 면제를 포함한 방역 조치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요양 병원, 요양 시설에서 접종 전에 비해 확진자 수가 85% 줄어드는 등 효과가 나타난 데 대한 대응이다. 아울러 백신 접종 기피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당근’이기도 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는 6월까지 1,200만 명 고령층과 취약 시설에 계신 분들에 대한 1차적인 접종이 끝나면 코로나19의 위험성 자체가 상당히 낮아진다”며 “어느 정도 면역력이 형성되면 전체적인 사회 방역 수준을 좀 더 완화할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 전체 사회에 대한 방역 강도를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손 반장은 “많은 분들이 예방접종에 참여한다면 가장 먼저 접종을 받은 고령층들의 경우 가족 간 만남이나 요양 병원·시설 면회 문제 등 엄격한 방역 수칙도 훨씬 자유롭게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백신 접종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