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Z 백신, 타국 지원할 것"…대상 국가 추후 결정

백악관 "파트너 국가들 상황 고려할 것"
이웃 국가·쿼드 참여국 우선 고려 관측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 회분을 다른 나라에 지원하기로 했다. 대상 국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등 이웃 국가와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개국 협의체)와 ‘백신 수급(arrangement)’을 논의해온 만큼 이들 국가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앤디 슬라빗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트윗을 통해 "미국이 6,000만 회분의 AZ백신을 이용가능할 때 다른 나라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시점이나 대상 국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향후 몇 개월 동안 미국산 AZ백신을 공유할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에 대한 지원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AZ백신이 미국에서 아직 사용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은 앞으로 몇 달간 AZ백신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식품의약국(FDA)이 향후 몇 주 내에 검토를 완료하면 약 1,000만회 분이 배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추가적인 5,000만회 분 AZ백신이 다양한 생산 단계에 있으며 5월과 6월에 선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FDA가 선적 전에 백신이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로이터연합뉴스

사키 대변인은 어디에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계획과 누가 제공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현재 계획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할 것"이라며 "물론 그 중 많은 부분은 직접적인 관계를 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도 이날 브리핑에서 FDA가 몇 주 내에 AZ백신의 최초 1,000만회 분 출시를 승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5,000만회 분의 추가 용량 생산이 5∼6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들 분량이 이용 가능해지면 어디로 보낼지에 대한 계획이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고위 관리는 인도 지원과 관련, "이 어려운 시기에 인도를 집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동맹, 우방 및 쿼드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 관리는 인도의 백신 생산 확대를 위해 인도 백신제조업체 바이오로지컬 E(Biological E)를 지원하는 계획과 관련, 여전히 정상 궤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E사에 백신 생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쿼드의 계획에 갱신된 내용이 있는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것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은 이 회사가 내년 말까지 최소 10억 회분 백신을 생산하도록 제조능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AP연합뉴스

미국을 상대로 한 각국의 백신 공유 압박이 거세지자 미국이 이같은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6억 회분을 확보한 상태로, 18세 이상 성인 중 1회라도 백신을 맞은 비율이 53.9%에 달한다. 미국에서 접종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아직 FDA 승인이 나지 않은 AZ 백신을 지원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 얀센의 백신이 승인을 받았다.


미국이 AZ백신을 지원하는 국가에는 인접국과 함께 인도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백신 원료와 의료용 산소 관련 물자 등 다양한 긴급지원 제공에 합의했으며 코로나19 대응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이 내놓는 AZ백신 6,000만 회분과 쿼드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백신 지원 논의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는 백신 전문가 그룹을 마련, 인도태평양 지역의 영향력 확대 및 중국 견제를 위한 백신 지원을 논의해왔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캐나다·멕시코를 비롯해 쿼드와 수급(arrangement) 관련 협의를 지속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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