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6%로 집계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1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예상한 3%대 중반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1.6%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으로 역성장한 뒤 3분기(2.1%)와 4분기(1.2%)에 이어 회복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한은은 올해 1분기 GDP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4분기 GDP를 1로 봤을 때 올해 1분기 GDP는 1.004로 0.4% 높은 수준이다. 설비투자와 수출이 각각 1.126, 1.031로 2019년 4분기 대비 13%, 3% 정도 웃돌고 있다. 다만 민간소비는 0.945로 여전히 5%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2~4분기 동안 성장률이 0.4~0.5%씩 상승한다면 3%대 중반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0.7~0.8% 오를 경우엔 4% 성장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성장률은 당초 조사국 전망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일시적 요인으로 오른 것인지 추세적 성장인지에 따라 연간 전망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보다는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률이 높아졌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1.8%포인트로 집계돼 순수출(-0.2%) 부진에도 성장률 회복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순수출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내수 회복에 따른 수입 증가 영향인 만큼 부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민간소비가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월 중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1분기 민간소비가 전 분기 대비 1.1% 상승했다. 이에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도도 지난해 4분기 0.7%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1.3%포인트로 크게 올랐다.
다만 민간소비 회복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양수 국장은 “가계 소득이 늘고 취업자 수 등 고용 상황도 개선되면서 민간소비 역시 완만한 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을 아직 안심할 수 없고 확산 피해가 대면 서비스업 소비에 집중되는 만큼 위험 요소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전기 대비 6.6%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증가로 0.4% 늘었다. 수출은 자동차·이동전화기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 및 장비·1차 금속제품 등이 늘면서 2.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건설업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기계 및 장비, 운송장비 등이 늘면서 2.8%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이 늘어 0.8% 증가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