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5년 연속 세계 시장 2위를 차지했다. 신라면세점도 3년 연속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매출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중국 보따리상과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 등에 힘입어 세계 시장에서 K면세점의 위상을 사수했다.
27일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면세점 매출은 48억 2,000만 유로(약 6조 4,704억 원)로 지난 2016년 이후 5년 연속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매출 42억 4,000만 유로를 올리며 3년 연속 세계 3위 타이틀을 유지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세계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면세 시장의 큰 손인 중국 보따리상 덕분이다. 코로나19로 하늘 길이 막혔지만 중국 보따리상들은 구매 횟수 대신 구매 금액을 키우면서 국내 면세점들의 숨통을 트여줬다.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와 구매 금액 확대 등 정부의 지원책도 내국인 매출을 끌어올려 힘을 보탰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면세 시장은 코로나19로 크게 출렁였다. 지난 2014년 이래 1위 자리를 지켰던 스위스의 듀프리는 4위로 내려앉았고,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GF)은 전 세계 면세 시장 부진 속에서도 2019년보다 8.1% 증가한 66억 300만 유로의 매출을 올리며 2019년 4위에서 1위로 급상승했다. CDFG의 급부상은 정부의 적극적인 면세 지원책 덕분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내국인 이용이 가능한 하이난 지역의 면세 쇼핑 한도를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으로 대폭 늘렸다.
스위스의 듀프리는 매출이 23억 7,000만 유로로 71.1% 감소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 듀프리는 주로 공항에 매장을 두고 있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