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지스운용 최대주주 지분 PE에 판다…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고(故) 김대영 의장 상속 지분 시장에 나와
국내외 PE 인수 협상 중…400억 수준 논의
2대주주 조갑주 이지스운용 대표 지분율 차 좁혀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서울 강남구 소재 초대형 복합시설 센터필드

국내 최대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손화자 씨가 보유 지분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매각한다. 이에 따라 2대 주주이면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조갑주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배 구조 개편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24.56%) 손화자 씨는 보유 지분을 대신프라이빗에쿼티(PE)와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엑셀시어캐피탈, SKS프라이빗에쿼티에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거래 대상은 손 씨가 보유한 지분 9.8%다. 해당 지분 가치는 300억~400억 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 씨 측은 지난해 말부터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기 위해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들과 물밑 작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후 손 씨의 지분율은 14% 수준으로 축소된다.


이지스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 규모 40조원을 넘어선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다. 글로벌 부동산 리서치 기관인 IREI(Institutional Real Estate, Inc.)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운용사' 보고서에서 따르면 아시아권에서는 부동산 운용자산규모(AUM) 3위에 이른다.





손 씨는 이지스운용의 창업자 고(故) 김대영 의장의 부인이다. 김 전 의장이 2018년 작고한 뒤 이지스운용의 지분 45.5%를 물려 받은 손 씨는 대규모 상속세를 내야했다.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손 씨는 경영 일선엔 참여하지 않았고 상속세를 지급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쪼개 팔았다.


지난 2년간 회사가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하고 손 씨가 지분 일부를 현금화하면서 주주 구성은 다소 복잡해졌다. 회사는 2019년과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총 839억원을 확보했는데 오랜 주주인 현대차증권(001500), 우리은행, 한국토지신탁(034830)과 함께 우미글로벌, 태영건설(009410), KB증권도 투자자로 합류했다.


이 가운데 손 씨는 이지스운용의 관계사로 분류되는 스카이밸류와 마스턴투자운용을 비롯해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금성백조주택 등에 지분을 넘겼다. 이규성 글로벌투자부문 대표, 강영구 리츠부문 대표 등 5명의 주요 경영진도 손 씨의 지분을 인수했다.


일차적으로는 상속세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대주주의 현금화 작업이지만,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8년 IPO를 시도했지만 같은 해 김 전 의장이 별세하면서 일정은 중지됐다. 연이은 조달로 소액주주가 늘어나면서 조 대표 중심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해 증시 입성 요건을 맞추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로 최대주주의 지분이 분산되면 지분 10%를 보유한 조 대표와 지분율 차이가 줄어들게 된다.


/조윤희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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