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코로나 쓰나미' 삼성 현대차 등 인도 진출 韓 기업들 패닉

매장·사무소 폐쇄…재택근무 전환 서둘러
제조공장은 생산량 조절해 조업 이어나가
반면 온라인 배송제한에 판매법인들은 울상
“사태 장기화 우려…셧다운 가능성↑”

인도 서부 아마다바드의 한 공장에서 지난 25일(현지 시간) 주민들이 코로나19 환자에게 공급할 산소통을 충전해 옮기고 있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늘어 치료에 필요한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지자 공업용을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연합뉴스


인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단계적 봉쇄령, 야간 통금, 주(州) 간 배송 제한으로 이미 움직임이 크게 통제된 가운데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주재원 귀국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역시 현지 우리 기업들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공장 운영에 필요한 소수 인력을 제외한 인력에 대해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일반 매장은 물론 법인 영업용 사무소도 방역 지침에 따라 폐쇄되고 있다. 제조 대기업 A사의 한 관계자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법인 영업소를 지난 24일부로 닫았으며 모든 직원은 자택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지 코로나19 확산세가 워낙 거세다 보니 공장 인력의 확진 사례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제조 대기업 B사는 “가동 중단 등을 막기 위해 백신 1차 접종도 마무리하고 공장 출입 인원에 대한 발열 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워낙 지역 감염이 심각해서 현지 직원들 중에 확진된 이들이 나오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2차 대유행은 한국 기업이 몰려 있는 수도 뉴델리와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주도 뭄바이 등지에서 특히 심각하다. 최근 1주일 새 인도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규모는 평균 30만 명에 달한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3~5월 코로나19 1차 대유행 시기에 제조업 공장을 모두 폐쇄(셧다운)하는 강력한 봉쇄를 감행했지만 이번에는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 공장 조업을 조건부로 허가한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현대자동차·포스코·삼성디스플레이·LS전선·LG화학·만도 등은 공장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동국제강(001230) 등은 업무 성격에 따라 전원 재택근무 또는 순환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마하라슈트라 공장의 인력을 50% 수준으로 낮추고 전 직원에게 백신을 접종했다. LG전자는 푸네와 노이다의 공장 생산량을 줄여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서부 산업도시 푸네에 자리 잡은 LG전자 공장.


모든 대응책을 꺼낸 기업들이지만 사태의 장기화와 셧다운에 대한 공포가 이들을 옥죄고 있다. 게다가 현지에 판매·영업법인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기업 활동도 막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도의 주요 주 정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생필품이 아닌 제품의 배송을 금지했다. 그 결과 기업의 비대면 영업 루트가 꽁꽁 얼어버렸다.


인도 삼성닷컴도 “주 정부의 지침에 따라 새로운 주문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며 향후 폐쇄 상황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주문에 대한 배송을 재개하겠다”고 공지를 올린 상태다. 현지 딜러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는 현대차(005380)도 상당 기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편 일부 기업에서는 주재원 가족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프로젝트에 이미 착수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은 임시 귀국 희망자를 확인하고 이른 시일 내에 항공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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