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조선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기에 발주가 몰리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해양 플랜트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위주로 수주 활동을 이어가는 국내 조선 업계에 추가 물량을 확보할 물꼬가 트이는 것이다.
27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지난해 평균인 39.17달러에서 올해는 50.3% 상승한 평균 58.89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유가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국내 조선 업계의 VLCC 수주 소식도 연달아 들려오고 있다. 지난 19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009540)은 2,080억 원 규모의 VLCC 2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달 12일 미주와 유럽·아시아 지역 선주 3곳으로부터 30만 톤급 VLCC 10척을 1조 959억 원에 수주했다. 1분기 기준 전 세계 VLCC 발주량은 98만 CGT(23척)로, 지난해 동기 발주량 30만 CGT(7척)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VLCC 선가도 회복세다. 지난해 12월 8,500만 달러에서 올 3월 9,050만 달러까지 올랐다. 류희영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연구원은 “OPEC+의 증산으로 늘어나는 운송 수요 대비 최근 탱커 폐선의 증가 현상이 VLCC 선가 상승에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VLCC 발주량 증가는 국내 조선 업계에 호재다. 1분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23척의 VLCC 전량을 국내 조선 업계가 수주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모처럼 해양 플랜트 수주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양 플랜트는 해저에 매장된 석유·가스 등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장비로 국제 유가가 올라야 해양 플랜트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진다. WTI 기준 배럴당 70달러가 손익 분기점이다. 조선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국영 석유 회사인 페트로브라스는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2척을 발주하기 위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각각 막판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척의 발주 금액은 총 46억 달러(약 5조 1,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