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한·중·러 대북제재 완화 요청에도 제재 적극 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한국이 인도주의 문제 등을 이유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요청하자 대북제재의 목적을 강조하면서 인도주의 문제의 원인이 북한 정권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나아가 대북제재 위반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적극적으로 제재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의하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7일(현지시간) "제재는 역내와 국제 평화·안보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계속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개발하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가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정부는 군대, 그리고 유엔에 의해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기 위해 취약 계층을 포함한 주민들로부터 자원을 착취하고 전용하며 제재 회피 활동을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중국, 러시아 한국에서 요청한 대북제재 완화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앞서 표트르 일리이체프 러시아 외무부 국제기구국 국장은 지난 19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완화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지난달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북한의 인도주의 문제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나아가 미 국무부가 지난해 7월 이후 대북제재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한 기업만 5개로 벌금 총액이 약 299만6,000달러에 달한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소재 금융서비스 업체 ‘비트페이’가 북한 등 제재 대상 국가들에 결제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50만7,000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길 합의했다. 1월에는 인도네시아 소재 제지업체 PT BMJ사가 북한 '대성무역총회사'에 담배종이를 수출한 혐의로 101만 6,0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지난해 북한의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해 법무부의 조치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법무부 내 국가안보 관련 부서가 테러 대응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 2006년 설립 초기와 달리 최근 러시아, 이란, 중국, 북한 등 4개 적대국의 위협에 중점을 두면서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도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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