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그가 받을 것으로 알려진'스웨그 백'(사은품 가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백은 2억원 상당의 물품과 호텔 이용권 등으로 구성됐지만 내야할 세금도 어마어마한 것으로 전해진다.
2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아카데미 후보자 25명에게 선물할 20만 5,000달러(한화 2억2,000만 원) 가치의 스웨그백을 마련했다. 이는 아카데미 주관사와 전혀 상관이 없다.
스웨그 백의 내용물은 매년 달라진다. 올해에는 스웨덴 럭셔리 호텔 리조트 숙박권과 2박 4일 스파 이용권, 유명 트레이너와의 운동 패키지, 순금으로 만든 전자담배, 수면 상태를 기록하는 헤어밴드, 무료 지방흡입 시술, 의료용 마스크와 건강 보조제, 데킬라와 위스키, 신발, 스낵류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된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도 포함됐다. 24캐럿 금박을 입힌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등이다.
다만 스웨그 백은 공짜가 아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IRS)은 이 스웨그 백을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한다. 포브스는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2억 원 가치로 알려진 이 가방을 받으려면 약 1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다.
오스카 후보자들은 이 선물을 거부할 수 있다. 수상자인 윤여정과 남우주연상 후보였던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에게 스웨그백이 전달됐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금 뿐만 아니라 대마까지 들어있는 이 가방을 이들이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관측이다.
아카데미는 2000년부터 협찬을 받아 스웨그백을 수상자와 후보자에게 선물해 왔다. 하지만 아카데미가 2006년 미국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해당 가방 자체를 없앴다. 이후 디스팅크티브 에셋 조사를 받은 아카데미는 2006년에 해당 가방 자체를 없앴다.
이후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가방이라고 홍보 활동이 다시 벌이면서 아카데미가 2016년 소송을 냈다. 이 업체가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도록 했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