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위 “당근마켓 실명·주소 수집 안 돼”

개보위, 전상법 개정안에 대해 수집 정보 최소 권고
공정위 “주소는 수집 불필요하지만 성명은 필요”


당근마켓 같은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이 개인 판매자의 성명·주소 등을 수집해야 한다고 명시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개보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정위가 지난달 입법 예고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제29조 1항에 대해 “소비자 보호와 판매자 개인정보 보호를 동시에 달성할 방법으로 개인 간 거래 시 필수 정보인 연락처 및 거래 정보를 공적분쟁조정기구에 대해서만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개인판매자의 ‘성명·전화번호·주소 등’을 의무적으로 확인(수집)토록 하는 것은 개인정보 최소 수집의 원칙과 배치되고 개인판매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개보위는 “전화번호와 닉네임만을 수집해 거래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법을 의무화하면 당근마켓은) 2,000만 명의 성명,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추가 확인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노출과 오남용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내용으로 법이 개정되면)개인정보의 수집을 최소화하는 사업모델은 법률상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공정위의 전상법 개정안 내용을 반대한 것이다.


지난달 공정위가 입법 예고한 전상법 개정안에는 C2C 플랫폼에 △개인 판매자의 성명·전화번호·주소 수집 △개인 판매자와 구매자 간 분쟁 발생 시 구매자에게 판매자 성명·전화번호·주소 제공을 의무화하는 규정이 담겼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개보위의 의견을 존중해 권고안을 반영한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주소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며 인증수단이 없어 진위확인이 어려워 삭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성명과 전화번호는 분쟁 조정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라고 설명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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