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끊긴 '웨딩마치'…2월 혼인 21%↓ 역대 최저

통계청 '2월 인구동향'
코로나에 결혼 1만4,973건 그쳐
출생아 5.7% 감소한 2만1,461명
인구 자연 감소 16개월째 이어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웨덱스코리아 웨딩 박람회에서 예비 신혼부부가 마스크를 끼고 웨딩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권욱 기자

지난 2월 ‘웨딩마치’를 울린 부부가 1년 전과 비교해 20% 넘게 줄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결혼 계획마저 미루면서 혼인 건수는 1만 5,000건에도 못 미쳤다. 출생아 수는 2만 1,400명으로 1월 반짝 증가세를 보인 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자연 감소는 16개월째 이어졌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월 출생아 수는 2만 1,46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줄었다.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6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들고 있다. 사망자 수는 2만 3,74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 감소했다.


2월 인구 통계에서 주목되는 점은 혼인 건수가 1만 4,973건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래 가장 적었다는 점이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 역시 올 1월(17.9%)보다 큰 21.6%로 역대 최고였다. 비혼 문화 확산 속에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9년째 감소 추세다. 결혼 적령기인 20·30대 인구가 줄어든 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고용 악화와 현 정부 들어 급등한 집값도 결혼 기피의 원인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결혼 기피 현상에 기름을 부었다. 감염 우려 및 인원 제한 조치 등으로 결혼식을 미룬 사례가 많은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해 모임과 만남도 사라졌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미래가 불확실해 결혼을 선뜻 선택하기 쉽지 않고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호응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이혼은 7,75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외출 자제와 법원 휴정 등 처리 절차가 길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내 인구 이동 통계를 보면 올 1분기 이동자 수는 207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5% 감소해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13년 1분기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주택 거래가 주춤했던 영향으로 해석된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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