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매운 음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데 따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매운 맛에 이끌리는 일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마루카식품에서 출시한 ‘페양그 지옥의 매운맛 야키소바’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이 제품은 누적으로 400만개가 팔렸다. 소비자 요청에 따라 마루카식품은 야키소바 제품의 매운 정도를 계속 올려왔다.
일본에서 매운 음식이 인기를 끄는 데엔 코로나19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식시장 조사기관인 ‘핫페퍼미식외식종합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매운 것을 찾는 배경엔 스트레스 사회가 자리 잡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상황 아래선 가정이나 직장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장소가 없기 때문에 자극적인 식사를 찾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 전체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육박하면서 괴로움도 극에 달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에선 코로나19 방역조치인 긴급사태가 3번째로 발령되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3번째 긴급사태 선포는 도쿄와 오사카·교토·효고 등 간사이권 3개 광역지역을 대상으로 내려졌다. 도쿄 등지에 긴급사태가 발효되는 것은 지난달 22일 해제된 후 한 달여 만이다. 이번 긴급사태 적용 기간은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17일간으로 정해졌다.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사태 선포는 지난해 4월과 올 1월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잦은 긴급사태 선포로 일본 국민의 호응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통신회사 NTT의 위치정보 자료를 활용해 지난 26일 오전 8시대의 인파를 1주일 전인 지난 19일과 비교한 결과, 도쿄역 주변은 4%, 신주쿠역 주변은 2%, 시부야역 주변은 3%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긴급사태 발령 후 첫 평일인 26일 도쿄 중심가의 출근 인파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고 출근길 전철의 혼잡은 여전했다.
도쿄도와 함께 긴급사태가 발령된 오사카부와 교토부, 효고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사카부의 중심가인 오사카·우메다역 주변의 같은날 오전 8시대 인파는 일주일 전에 비해 14%, 교토역 주변은 같은 기간 7% 줄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