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오히려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났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탈(VC)이 다른 국가 기업들에게 투자하기가 이전보다 수월해졌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액셀러레이터와 초기 투자의 미래’를 주제로 29일 전문가 강연을 진행했다. 이는 스파크랩이 개최한 ‘제 16기 온라인 데모데이’의 일환으로 서울 용산구 노들섬 뮤직하우스에서 비대면 기자 간담회 형식으로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네트워크(GAN)의 최고경영자(CEO) 패트릭 라일리와 실리콘밸리 소재 유명 액셀러레이터 알케미스트의 라비 벨라니 매니징 디렉터, 스파크랩의 김유진 대표가 참석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현장에서 직접 행사를 진행했다.
알케미스트의 벨라니 디렉터는 코로나19 이후로 스타트업들에 대한 기업 투자가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벨라니 디렉터는 “코로나19 이후로 투자율이 오히려 증가했다"며 "이제는 직접 실리콘밸리에 방문하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VC들을 만날 수 있어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게 투자하기가 더욱 수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케미스트의 경우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 업무의 효율성을 크게 깨달았다”며 ”앞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역 격차에 상관 없이) 더욱 평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벨라니 디렉터는 미국 VC들의 해외 투자에는 여전히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벨라니 디렉터는 “세금과 관련된 문제로 미국 VC의 3분의 1은 아직 미국 국적이 아닌 기업에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도 미국 VC가 단순히 비대면 미팅만을 통해서 투자를 약속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에서는 성공할 스타트업을 찾는 액셀러레이터들만의 노하우도 공개됐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팀워크 부족과 창업자들 간의 대립 때문”이라며 “스파크랩은 창업자들이 지금까지 어떤 관계를 유지해왔는지, 또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왔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고 말했다. 라일리 CEO도 "액셀러레이터들은 미친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동시에 갖춘 사람들을 찾고 있다"며 “스티브 잡스처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미친 사람들을 잘 찾아내는 게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벨라니 디렉터도 “시장의 신호를 잘 감지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액셀러레이터는) 최적의 시장 진입 시점을 찾아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6기 데모데이와 전문가 강연을 주최한 스파크랩은 2012년 출범한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국제적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해 빠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전 세계 우수 액셀러레이터들의 커뮤니티인 GAN의 회원사로 활동 중이다. 2012년부터 매년 2개 기수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2회씩 4개월 간의 프로그램으로 14기까지 총 170여 개 팀에 투자했다. 최근 오만과 미국, 싱가포르 등에 각각 에너지, 사이버 보안 및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전문 액셀러레이터를 출범하며 영역을 확대 중이다.
/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