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미국과 서구권 웹툰 시장 공략 가속화에 나선다. 추가 투자를 통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원조 콘텐츠 싸움에서 승기를 이어가는 한편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도 나섰다.
네이버는 29일 웹툰 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총 2,039억 원을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43만 3,669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유증 이후 네이버의 웹툰 엔터테인먼트 지분율은 66.6%로 동일하다.
네이버는 2015년 2월 사내 독립기업이었던 네이버웹툰을 2017년 네이버웹툰 주식회사로 분사했다. 이후 지난해 미국과 서구권 웹툰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웹툰 엔터테인먼트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웹툰(한국), 라인망가(일본), 웹툰(미국·유럽), 라인 웹툰(동남아) 등 지역별 거점을 설립해 공략 중이다.
네이버의 이번 투자는 ‘마블의 고장’으로 불리는 미국 웹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 웹툰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웹툰은 미국 구글플레이 만화 앱 중 수익 1위를 기록 중이다. 16~24세 사용자 대상 미국 iOS 엔터테인먼트 앱 순위에서는 틱톡, 넷플릭스, 디즈니, 훌루에 이어 5위를 기록 중이다.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 언오디너리(unordinary) 등이 인기를 끈 것이 비결이다. 매출 역시 2020년 85억 원으로 2018년(12억 원) 대비 7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만 순손실이 239억 원으로 매출보다 더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네이버는 디지털 콘텐츠에 기반한 슈퍼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작업을 가속화 할 전망이다. 최근 디지털 콘텐츠를 드라마나 영화화한 작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 올해 1월 네이버는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 100%를 6억 달러에 인수했다. 글로벌 9,000만 명의 회원을 지닌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이다. 3월에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인 태피툰 운영사 콘텐츠퍼스트 지분 25%를 334억 원에 인수했다. 태피툰은 국내 웹툰을 번역해 글로벌 190개국에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이번 투자가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달러화 채권의 추가 발행을 고려하고 있고 네이버 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