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與당대표1위 후보 LTV90%허용…봉숭아학당인가"

원희룡 "민주당, 부동산 갈팡질팡은 표 계산 때문"
"급격한 LTV비율 높이는 문제는 신중해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권욱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9일 부동산 정책을 놓고 최근 당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봉숭아 학당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대표 후보 3인방은 이구동성으로 현행 종부세 유지를 이야기하고 당 특위에서는 종부세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빚내서 집사라’는 것이냐고 박근혜 정부를 그렇게 비판하더니 당대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는 LTV를 90%까지 허용하자고 주장한다”고 했다.


원 지사가 언급한 ‘당대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다. 송 의원은 차기 당권에 도전하면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90%까지 완화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냈다. 이에 경쟁 주자인 홍영표 의원은 “대출 규제를 90%까지 완화하면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우원식 후보는 “급등 신호를 주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원 지사는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을 선거를 의식하며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말하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니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갈팡질팡의 원인은 민주당 내부의 표(票) 계산 때문”이라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을 설계할 때도 선거만 생각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가 없다”고 했다.


원 지사는 종부세 완화를 주장하면서도 LTV 비율을 급격히 높이는 데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1주택자나 장기 실거주자의 종부세는 이번 기회에 완화하는게 맞는다”며 “6억 이하 생계형 임대사업자의 종부세 문제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LTV 비율을 높이는 문제는 환영하지만 갑자기 90%까지 올리자는 주장은 황당하다”며 “지금 단기간에 집값이 너무 올라있는 상태인 만큼 LTV 비율을 갑자기 크게 올리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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