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번주 멘솔(박하향) 담배, 향이 나는 시가 등 최근 젊은층에서 유행하는 흡연류 제품의 판매 금지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멘솔 담배 판매 금지에 대한 찬반 논란, 담배 회사들의 소송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실제 시행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담배 제품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정부의 이런 방침은 멘솔 담배 금지를 요구하는 지난 2013년 시민 청원에 대해 식품의약국(FDA)이 29일까지 답변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反)흡연 등 19개 단체는 지난해 FDA가 이 청원에 답변을 하게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답변 시한을 이달 29일로 정했다.

WP에 따르면 미 정부의 멘솔 담배 또는 가향 시가 금지안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진 않지만 FDA가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후 FDA에 의해 금지안이 최종 확정되면 담배 업체들의 줄소송이 예상된다. 반면 담배 소비 억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시민단체는 크게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멘솔 담배나 향이 가미된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중독성이 높은데도 특유의 향 때문에 거부감이 낮아 10대 청소년과 흑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흑인의 경우 1950년대만 해도 흑인 흡연자의 10% 정도만 멘솔 담배를 사용했으나 지금은 그 비율이 85%다. 이는 백인의 세배에 달할는 수치다. 그러다보니 최근 수년간 흡연률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미국에서 멘솔 담배는 젊은층, 흑인의 흡연률을 높이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미국에서 인종 간 건강 격차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두드러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 불균형 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약하면서 멘솔 담배 금지에 대한 시민단체의 기대도 커졌다. 바이든 정부는 멘솔 담배 금지안 외에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적이지 않은 수준으로까지 낮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