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연금개혁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 차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국민연금의 구조적인 문제 개혁 방향성에 대해 논의되진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 역사를 보면 연금개혁 성공했던 정부는 정권이 바뀌었다"며 “아직까지 연금개혁 관련 논의가 성숙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Δ현행 유지 Δ기초연금 30만→40만원 인상 Δ보험료 12%·소득대체율 45% Δ보험료13%·소득대체율 50% 4가지 연금개혁 방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다만 국회에서 논의는 여전히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홍남기 국무총리 권한대행은 지난 21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보험료 동반 상승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 차관은 "홍 대행의 안은 4가지 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연금 개혁 방안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하고, 국회서 법률화가 되어야만 최종적 완성이 된다"며 "모든 방안을 열어두고 세대 간 각계 각층의 이해 관계자가 참여한 논의가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의 석탄산업 투자 중단과 관련해서는 이달 내 논의를 시작한다. 양 차관은 “이번주(30일)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서 석탄산업 관련 투자제한 배제 전략을 도입할지 말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금위는 연금기금 운용의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도록 되어 있다. 최근 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회의를 열고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 도입을 논의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이란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문제가 있는 기업을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전략이다.
양 차관은 “석탄산업을 어떻게 규정할지, 대상기업은 어떻게 정할지가 핵심”이라며 “내년 초까지 외국 규제사례 및 대상기업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월까지 학대아동 즉각 분리제도로 보호한 아동이 33명으로 나타났다. 양 차관은 “29일 0시 기준 분리조치로 격리된 학대아동이 141건”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30일 아동복지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연 2회 이상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아동을 부모와 떼어놓는 즉각 분리제도가 시행됐다. 이 제도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분리 이후 7일 안에 학대 여부를 판정해 보호 조치를 내리기 전까지 피해 아동을 학대피해아동쉼터·일시보호시설에 입소시키거나 위탁 가정에 맡기는 것이다.
양 차관은 아동쉼터기 지금도 포화 상태라는 지적에 “현 76개소인 아동쉼터를 105개소로 확충하고 있으며 일시보호시설 역시 현재 11개가 운영 중인데,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세 이하 영아를 보호하는 위기아동 가정보호사업도 4월까지 36개를 발굴했으며 연말까지 2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도입된 아동학대 조사공무원은 3월 15일까지 453명이 배치됐으며 연말까지 229개시군구에 624명으로 늘린다.
한편 복지부는 코로나19와 저출산 사이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 차관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며 “사회가 팍팍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구직과 안정주거생활이 어려운 만큼 중장기적인 출산율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코로나19 유행이 심각한 만큼 당장 연구에 돌입할 수는 없지만, 재난과 출산 사이의 상관관계는 반드시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덧붙였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