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가상화폐 불안, 질서 빈약 때문...블라인드 투자에 가깝다”

페이스북에 생각 밝혀
"금, 달러, 주가와 달리 용도, 레퍼런스, 밸류에이션 빈약"
"오르건 내리건 제대로 설명할 길 없어"
"물론, 나보다 훨씬 큰 그릇인 일론 머스크의 생각은 다르다"

/사진 제공=현대카드


정태영(사진) 현대카드 부회장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에 대해 대중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과 관련 금, 달러 등과 달리 질서가 빈약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29일 페이스북에 “금융에 있다보니 사적인 자리에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는데, 내 의견은 항상 ‘모르겠다’다”라며 “다만 몇가지 쟁점은 머릿속에서 나름 정리가 되는 듯하다”고 적었다.


정 부회장은 “첫째,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가 아니어서 위험하다는 주장은 그리 동의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결제수단으로서의 유용성이 아니라 투자대상으로서의 합당성이 이슈라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광물, 오일, 농작물이 누군가 중앙 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대상인 것은 아니다”라며 “채광, 정치, 기후 문제 등으로 언제나 불안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둘째, 실물이 아닌 개념적 가치이기 때문에 불안하다는 주장도 좋은 설명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우리 주변에 인덱스펀드, 환율, 옵션 등 개념적인 투자 대상은 이미 많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셋째, 그렇다면 왜 유독 가상화폐에 더 불안감을 느낄까? 그건 레퍼런스와 질서가 매우 빈약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금 가격은 은, 동 등의 가격과 비교가 되기 때문에 혼자서 마음대로 춤을 출 수 없고 달러도 다른 화폐들과 같은 선반 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주가는 크게 오르내리지만 그래도 밸류에이션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인덱스는 준거그룹이 있다. 오일은 긴 역사가 있고 대체재도 있다”며 “그런 면에서 가상화폐는 용도, 레퍼런스와 밸류에이션이 빈약하고 오르건 내리건 제대로 설명할 길이 없어 블라인드(blind) 투자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물론 나보다 훨씬 더 큰 그릇인 일론 머스크의 생각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