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고PER 성장주…BIG 기업 '미끄럼'

[공매도 재개 D-3]
바이오·인터넷·게임주 줄줄이 하락
카카오 3%↓…컴투스 13% 급락
"당분간 가치주 중심으로 접근을"


다음 주부터 코스피·코스닥 대형주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되는 가운데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성장주’로 꼽히는 ‘BBIG(바이오·인터넷·게임)’ 기업의 주가가 대거 하락 마감했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기업 가운데 실적·성장성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은 이른바 ‘고PER주’의 하락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씨젠(096530)(-3.70%) 등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실제 이들 성장 기업이 포함된 K뉴딜지수의 경우 인터넷(-4.46%), 바이오(-7.00%), 게임(-6.19%) 모두가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고PER주’에 먼저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대다수가 4월 이후 주가 상승에 대한 단기 피로감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특히 취약한 모습”이라며 “다음 주부터 공매도가 재개되는 가운데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밸류에이션이 100% 정당화되지 않았던 종목들 위주로 하방 압력이 커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팔랐던 고평가주는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게임 업체인 컴투스(078340)의 경우 하루 동안 13.24% 급락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출시한 신작 게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는 것이 주된 이유지만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컴투스는 신작 출시 기대감에 3월 초부터 약 두 달간 주가가 30% 이상 뛰었다”며 “주가가 부담스럽게 높은 상황에서는 작은 악재에도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돼 변동성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지수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접근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제한 조치가 해제됐던 두 차례 사례를 볼 때 성장주가 가치주 대비 언더퍼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고PER주’와 단기 급등 종목들이 공매도의 타깃이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PER이 10배 이상인 대형주의 경우 10~20% , 중소형주는 20~30%까지 조정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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