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한다는 대북정책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미국과 북한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해왔는데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우선 모색하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구체적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대북정책 검토 진행 상황과 관련 “검토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있고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사키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계속 협의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당국자들과도 긴밀한 협의가 이뤄졌다면서 지난 4개 행정부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다는 분명한 인식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공식 밝힌 것은 출범 100일 만이다. 당초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백악관은 이보다 앞서 검토 완료 사실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괄타결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와는 방식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 간 담판을 통한 이른바 ‘톱다운’ 방식이었다. 전략적 인내는 대북압박을 통해 북한의 태세전환을 끌어내겠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북접근을 지칭하는 비공식 용어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중간지대에서 압박을 유지하며 외교적 해법을 찾겠다는 것인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구체적 방법론이 주목된다. 제재 등 적대적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과 접점을 도출해낼 방안이 관건인 셈이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우리의 접근은 싱가포르 합의와 과거 다른 합의들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무·국방장관의 한일 방문과 한미일 안보사령탑 대면회의 등을 통해 대북정책 검토를 진행해왔다. 내달 21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대북정책의 실행을 위한 한미 간 조율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