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하루 한끼에 눕지도 않던 스님…"공부하다 죽어라"

혜암스님 탄생 101주년 '혜암 평전' 출간

혜암스님은 생전 시간이 나면 호미를 들고 밭으로 나갔다./사진제공=조계종출판사

‘공부하다 죽어라’


합천 해인사 원당암 미소굴 앞 죽비 형상의 대형 비석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혜암스님(1920~2001)이 타계한 뒤 제자 스님들이 직접 새겨 넣은 것이다.


혜암스님은 1946년 합천 해인사에서 인곡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혜암(慧庵)' 법호를 받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0대 종정, 해인사 해인총림 제6대 방장을 지냈으며, 출가후 대부분의 시간을 주요 선방과 암자에서 수행한 한국 현대불교의 대표 선승이다.


혜암스님 탄생 101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가르침을 담은 책 '혜암 평전'이 출간됐다. 책에는 혜암스님의 삶과 수행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출가한 날부터 50년 간 하루 한끼 식사만 하는 '일종식 (一種食)'과 눕지 않고 좌선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 '두타고행(頭陀苦行)'을 지킨 혜암스님의 철저한 수행을 상징하는 표현이 바로 ‘공부하다 죽어라’다. 생전 스님은 대중들에게도 '공부만이 살 길이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수행의 중요성을 알렸다.


평생을 수행에만 매달린 스님은 해방 직후인 1947년에 문경 봉암사에서 성철, 자운 스님 등과 불교 정화운동인 '봉암사 결사'에 참여했다. 출가 1년 밖에 안 된 학인스님 신분이었다. 이후에도 범어사 금어선원, 통영 안정사 천체굴, 설악산 오세암, 오대산 서대와 동대, 태박산 동암 등 전국의 주요 암자와 사찰에서 고행 정진했다. 해인사 방장 시절인 1981년에는 해인사 원당암에 재가불자 선원인 달마선원을 개설하고, 매 안거마다 1주일 철야 용맹정진을 지도했다. 달마선원은 템플스테이의 효시로 대중들의 수행문화를 이끌었다. 또 총 500여 차례에 걸쳐 참선 법문을 진행하기도 했다.



혜암스님이 합천 해인사 원당암 미소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조계종출판사

저자인 박원자 작가는 “아무리 좋은 가르침도 후세에 전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아무리 좋은 가르침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평전을 통해 누구나 자신을 지키는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