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후 아파트값, 신축 상승률 앞질렀다



서울 강남권 노후 아파트의 주간 가격 상승률이 7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재건축 속도 조절론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연령별 아파트매매변동률’ 통계에 따르면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노후 아파트 단지의 이번 주(4월20~26일) 매매 가격 상승률은 전주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0.2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12월 셋째 주(0.38%) 이후 72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오 시장의 취임 이후 규제가 완화돼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같은 강남이지만 신축·준신축 단지의 상승률은 ‘0%’에 그쳤다는 것이다. 강남 4구의 입주 5년 미만 신축 단지는 지난주 -0.01%의 변동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주도 0.00%를 기록했다. 입주 5~10년의 준신축 단지는 지난주 0.13% 올랐지만 이번 주 0.00%로 상승률이 뚝 떨어졌다.


강남 4구의 아파트 매수 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전인 4월 첫주까지만 해도 98.9로 기준선 100을 넘지 못했던 강남4구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102.5에 이어 이번 주에는 106.4까지 올랐다. 서울 전체 지역의 매수 심리도 3주째 상승 중이다. 4월 초 96.1까지 내려갔던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4월 둘째 주 100.3으로 반등한 뒤 꾸준히 상승 폭을 넓혔고 이번 주 들어 102.7를 기록했다. 0부터 200까지의 숫자로 표현되는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점인 100 이상이면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달 29일 서울 집값 급등에 우려를 표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먼저 근절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취임 일주일 내에 재건축 규제를 확 풀겠다”던 오 시장이 직접 재건축 ‘속도 조절’을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갖고 “제가 아무리 의지를 갖고 있다 해도 정상적 시장 기능을 훼손하는 투기적 행위가 잔존하는 부동산 상황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공약도, 준비된 정책도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정상 거래 여부가 의심되는 허위 신고, 호가만 올리는 행위, 가격 담합 등의 비정상적인 사례들이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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