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공매도… “단기충격 대비 대차거래잔액 급증 종목 주의를”

금융위기 이후 공매도 재개때 14% 오름세
증권가 "되레 상승 동력 얻을 가능성" 관측도



1년 2개월 간 금지됐던 공매도가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일부 재개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증권가는 “영향이 있더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공매도 잔액이 높거나 최근 대차거래 잔액이 급증했던 종목은 공매도 재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투자에 유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6일부터 금지됐던 공매도가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3일부터 풀린다.


개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역사상 최장 기간 금지됐던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77.70%, 87.68% 급등한 점을 볼 때 공매도 재개가 증시 추가 상승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불안이 투자 심리에 반영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는 27일~30일간 2.31%, 6.15%가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오히려 증시가 상승 동력을 얻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특히 공매도 금지 후 코스피에서만 22조 원을 판 외국인이 공매도 재개 후 매수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당국은 8개월 간 공매도를 금지한 후 2009년 6월 재개했는데 이후 코스피는 하루 만에 1.4%, 3개월 간 무려 14.7%가 올랐다.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로 3개월 간 공매도를 금지한 후 재개했을 때는 단기적으로 5% 정도 코스피가 하락하긴 했지만 한 달 여 만에 하락 폭을 모두 메웠다.


다만 업종이나 종목별로 고평가된 기업의 경우 공매도 재개 후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며 단기 투자에 유의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거나 대차 거래 잔액이 급증한 종목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주식을 빌린 후 공매도하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기에 대차 거래가 늘어난 종목이 공매도 노출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현재 대차거래 잔액은 56조 3,405억 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월 들어 통신, 미디어, 필수소비재, 정보기술(IT)가전, 유통 등 업종의 대차잔고 비중 상승 폭이 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공매도 잔액이 높거나 대차거래 잔액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공매도의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공매도 잔액이 높은 종목의 경우 투자자의 하락 예측이 틀릴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 반전할 경우 해당 공매도를 청산(쇼트 커버)해야 하는 수요가 많아져 오히려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차거래 역시 공매도 뿐 아니라 무위험 차익거래나 상장지수펀드(ETF)의 설정 등 시장 조성에 필요한 증권 조달 등 다양한 거래 목적으로 활용되기에 반드시 공매도 목적으로 잔액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