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 위한 삶' 故 정진석 추기경 영면에 들다

명동성당서 장례미사

지난 1일 경기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에서 열린 고 정진석 추기경 하관예절 진행 중 염수정 추기경이 향로로 축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고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환 추기경님이 돌아가셨을 때 ‘이제 의지하고 기댈 분이 없어 참 허전하다’고 하시던 정진석 추기경님의 말씀을 저도 깊이 더 실감하게 됩니다.”


지난 1일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열린 고(故) 정진석 추기경 장례미사에서 염수정 추기경은 강론 도중 울먹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장례미사는 염 추기경과 한국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으며 제단 앞으로 정 추기경의 영정과 그가 안치된 삼나무관이 자리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교회의 큰 사제이자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참 슬프고 어려운 일”이라며 “저도 마음으로 정 추기경님을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울 때 찾아뵙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했다”고 돌아봤다.


염 추기경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으나 강론 내용을 적어온 A4 용지를 잡은 손이 떨렸고 한동안 울먹거리는 숨소리만 들릴 뿐 말은 나오지 않았다. 염 추기경은 2012년 정 추기경의 뒤를 이어 후임 서울대교구장을 맡았고 선배 사제 퇴임 후에는 지근거리에서 그를 지켜봐왔다. 그는 정 추기경보다 열두 살 아래다.


그는 “정 추기경님께서는 당신의 사목표어인 ‘모든 이에게 모든 것(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처럼 인생을 사셨다”며 “정 추기경님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늘 강조하셨고 마지막 말씀에서도 행복하게 사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보이는 근엄하고 박력 있는 모습 이면에 가까이 지내면 부드럽고 온유하고, 넓은 아량에 사랑을 지니신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참석한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대독한 애도 서한에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꼈다”고 추모했다. 지난달 27일 선종한 정 추기경은 장례미사를 마지막으로 영면에 들어갔다. 그의 묘소는 고 김수환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가 잠든 천주교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의 작은 공간에 마련됐다.


한편 지난달 28∼30일 명동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4만 6,000명에 달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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