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기둥이 음악극 ‘태일’에서 몰입도 높은 열연으로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남기며 ‘믿보배’의 존재감을 전했다.
지난 2일 대학로티오엠에서 진행된 음악극 ‘태일’의 마지막 무대에서 강기둥은 진심을 담은 열연으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려 했던 청년 태일의 목소리를 전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기립박수와 호평 속 3개월간 이어졌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강기둥은 가난으로 인해 학교 입학과 중퇴를 반복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태일의 유년 시절부터, 재단사로 일하면서 마주하게 된 지옥과도 같은 동대문 평화시장의 현실과 이후 평화시장 최초의 노동운동 조직인 바보회를 창립하고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을 펼치는 과정들을 보여주며 극을 이끌었다.
전태일 열사의 위인적인 모습에 집중하기보다는, 돈을 아껴 어린 직공들에게 풀빵을 나눠주고 대신 몇 시간을 걸어 퇴근할 정도로 인간적이었던 ‘청년 전태일’의 모습을 무대로 소환해 온 강기둥은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공감대를 이끌며 객석을 웃기고 울렸다.
특히 무대 위 작은 동작과 손짓,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챙기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일조해 왔던 강기둥은 태일이 감정을 토해내는 과정 가운데 속절없이 갈등하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단단했던 태일의 눈빛을 표현하면서 더욱 큰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 공연을 마친 강기둥은 소속사 후너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그동안 태일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태일’이 지펴준 작은 불씨가 저와 여러분들 마음속에 자리 잡아 따뜻한 촛불처럼 피워 나가길 바라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기둥은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모범생들’ ‘보도지침’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러브레터’ 등 수많은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오르면서 뛰어난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아왔다. 공연 무대 뿐 아니라 드라마 ‘쌈 마이웨이’ ‘슬기로운 감빵생활’ ‘로맨스는 별책부록’ ‘더 킹 : 영원의 군주’ ‘사이코지만 괜찮아’ 영화 ‘네버다이 버터플라이’ ‘크게 될 놈’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상진 기자 csj84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