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사 두 명 중 한 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대된 원격수업과 관련해 교권 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달 15∼27일 전국 유·초·중·고 교사 1,3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55.2%가 “원격수업 관련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3일 밝혔다.
교직 경력이 적을수록 교권 침해를 겪는 비율이 더 높았다. 경력 5년 이상∼10년 미만은 69.9%, 5년 미만은 63.5%가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반면 10년 이상∼20년 미만은 55.5%, 20년 이상은 42.2%였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이 75.4%, 초등학교 61.5%, 중학교 50.8%, 고등학교 42.2%로 학교급이 낮을수록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교사가 많았다.
주체별로 보면 학교관리자(교장, 교감 등)에게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교사는 49.3%였다. 관리자의 침해 내용(중복응답 가능) 중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등을 강요’(63.4%)가 가장 비율이 높았고 ‘잦은 원격수업 관련 지침 변경’(44.4%), ‘온라인클래스 등 원격수업 플랫폼 오작동으로 수업 진행 방해’(35%)도 높게 나타났다.
학부모에게 교권 침해를 당했다는 교사는 39.6%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5.3%가 ‘쌍방향 수업 시 개입 등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간섭’을 꼽았다. ‘다른 교사 수업 활동과 비교하는 민원’(54.1%), ‘수업 시간에 전화하거나 수업 관련해 한밤중이나 새벽에 전화나 메시지’(33.9%)가 그 뒤를 이었다.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비율은 38.6%였다. ‘수업 시 음식 섭취·부적절한 복장·수업과 관련 없는 화면이나 글 공유 등 방해’가 72.8%로 가장 많았고 ‘수업 시 지시 불이행’도 61.8%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욕설, 폭언, 명예훼손’은 8.8%, ‘성희롱’은 2.2%였다.
원격수업으로 인한 교권 침해 해결 방안(중복응답)으로 응답자의 56%가 ‘관리자의 적극적 대처를 강제하는 제도와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강화’를 꼽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처리 제도 개선’(47.9%), ‘교사 업무 휴대전화 지급 등 교사 개인정보 보호 강화’(44.3%)의 순이었다.
김민석 전교조 교권지원실장은 “현행 교원지위법으로는 관리자와 학부모의 교권침해를 해결할 방도가 없다”며 “코로나 상황에서 원격수업이 계속되고 이에 따른 교권침해가 이어지는 만큼 교권실태에 맞는 법률 개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