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107만원 저축은 61만원뿐…허리 휘는 40대, 노후준비 무방비

[하나은행 '40대가 사는 법' 보고서]
월소득 평균 468만원…73% 생활비 등 지출
중요 인생과제 '은퇴자산 마련' 실천은 밀려
10명 중 4명 무주택…33% "3년내 구매 희망"
유주택자 절반가량도 "더 나은 집 사고 싶다"

교육비 107만원 저축은 61만원뿐…허리 휘는 40대, 노후준비 무방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일대./연합뉴스

경제활동의 ‘허리’ 격인 우리나라 40대 소득자 10명 중 4명은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무주택자 3명 중 한 명은 3년 내 주택 구매를 희망했고 이미 주택을 보유한 40대의 절반가량도 더 나은 집을 사고 싶다고 했다. 집이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이 모두 ‘내 집 마련’을 꿈꾸는데다가 자녀 교육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정작 은퇴 자산을 마련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지난해 11월 서울 및 4대 광역시(대전·대구·부산·광주) 거주 40대 소득자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대한민국 40대가 사는 법’ 보고서를 3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소득자의 평균 세후 소득은 월 468만 원이다. 이 중 73%인 343만 원을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107만 원) 등으로 지출했다. 저축(61만 원)과 투자(65만 원)에 쓰는 돈은 126만 원(27%)에 그쳤다. 40대가 보유한 총자산은 평균 4억 1,000만 원이었다. 금융 자산은 평균 7,000만 원, 대출 금액은 8,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교육비 107만원 저축은 61만원뿐…허리 휘는 40대, 노후준비 무방비

40대들은 인생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은퇴 자산 마련을 꼽았다. 반면 지금까지 잘 해온 과제로 은퇴 자산 마련은 3위에 그쳤다. 중요하게 생각하나 정작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노후 자금 마련을 발목 잡는 요인으로는 주택 마련을 위한 지출(28%)이 가장 많이 손꼽혔다.


실제로 40대 소득자 중 현재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56%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전세(18%), 월세(13%), 부모님 집(13%) 등에 거주한다고 답했다. 서울보다 집값이 비교적 낮은 4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40대의 주택 보유율(63%)이 서울(50%)보다 더 높았다. 소득이 높을수록 주택 보유율은 뛰었다. 상위(9~10분위) 가구는 80%가 주택을 소유한 반면 하위(1~4분위) 가구는 32%에 그쳤다.


무주택자의 대부분(92%)은 주택 구입을 희망한 가운데 33%는 당장 3년 내 주택 마련을 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내 집이 있는 40대의 45%도 ‘더 나은 집을 찾아 매매하겠다’고 응답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이주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71%로 높았다. 주거 관련 대출 잔액은 유주택자가 평균 1억 1,000만 원, 무주택자가 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교육비 107만원 저축은 61만원뿐…허리 휘는 40대, 노후준비 무방비

노후 자금과 달리 40대가 가장 높은 성취도를 이뤘다고 답한 분야는 자녀 교육이었다. 40대 부모 중 88%가 자녀를 학원에 보냈다. 학원비로만 월평균 107만 원을 지출했다. 가구 소득에 상관없이 자녀 교육비는 월 가구 소득의 20% 전후를 차지했다. 소득이 많은 상위 가구에서조차 절반가량이 자녀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했지만 자녀가 뒤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봤다.


하나은행은 40대가 인생 과제 중 한 가지에 지나치게 치우치거나 반대로 계속 미루지 않았는지 스스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이원주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은 “40대는 경제활동 기간이 남은 만큼 은퇴 자산 마련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며 “퇴직연금과 ISA 등 경쟁력 있는 장기 자산 관리 수단을 제공해 은퇴 자산 마련을 지원하는 게 금융회사로서 사회 공헌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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