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하늘길에 콧대 낮춘 호텔…'공유 오피스'로 활로 뚫는다

포코·프린스호텔 등 객실 리뉴얼
업무공간 인기 끌자 확대·세분화
롯데호텔은 '장박 패키지' 늘려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 산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호텔업계가 호텔 공간을 공유 오피스로 전환하며 치열한 자구책에 나섰다. 특히 서울 시내 호텔의 경우 주요 고객층인 외국인 출장 수요가 급감하면서, 성수, 명동 등 유동 인구 밀집 지역 호텔들은 객실을 오피스로 리뉴얼 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콧대 높은 호텔이 공유 오피스를 열거나 한달 이상 머무는 ‘장박’ 서비스를 들고 나오는 등 고정관념을 깨면서 코로나19 충격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 포코 성수'는 최근 기존 객실을 전면 리뉴얼한 독립형 오피스 ‘오피스 포코’ 견본을 오픈했다. 호텔 포코는 코오롱그룹 계열의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서울숲 인근 성수동에 위치하고 있다.오피스 포코는 호텔 내 오피스 공간으로 책상, 의자, 서랍장, 무선 인터넷, 케이블 TV 등 업무에 필요한 기본 옵션을 제공한다. 최대 4인까지 사용자의 환경에 맞게 업무 공간 맞춤 세팅이 가능하다.



호텔 포코가 선보인 ‘오피스 포코’

호텔 포코 성수는 현재 공유 오피스 모델하우스를 공개해 예약을 받고 있다. 호텔 포코 관계자는 "'오피스 포코' 입주 관련, 매주 5~10건 정도 전화, 방문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스타트업이나 단기 프로젝트가 많은 프리랜서 등 고객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호텔 포코 성수는 고객 반응을 보면서 향후 한 층 전체를 오피스 포코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명동역에 위치한 서울프린스호텔은 지난해 말부터 20개 ‘프라이빗 오피스룸’을 운영하고 있다. 명동에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오피스 공간으로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오피스 사용 시간제를 하프데이(5시간), 풀데이(11시간), 주(6일), 월(26일) 단위로 단기부터 장기까지 세분화했다. 이 호텔 오피스룸은 일반 객실을 개조해 단독, 3인실, 3인실, 최대 6인까지 일할 수 있도록 3가지 타입으로 마련했다. 또 공유오피스를 이용 시 기본적인 사무용품, 복합기 파쇄기 대여는 물론 룸서비스, 우편 및 택배 수신, 청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장박’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작한 롯데호텔 서울의 주니어 스위트 객실.

공유오피스는 아니자만 호텔의 기존 고정관념을 깬 '장박'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에서 업계 첫 출시한 장기 생활 숙박 상품이 고가임에도 출시 첫 주에 20실 이상이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장박 패키지를 전국 16곳의 호텔에서 확대 출시했다. 장박 패키지의 경우 최소 14박부터 예약이 가능해 호텔 입장에서도 그만큼 예약률을 높일 수 있고 이용자는 평소 대비 저렴한 가격에 호텔 살기에 도전할 수 있다. 특히 롯데시티호텔과 L7호텔은 30박 상품을 최저 165만원부터, 1박당 5만원대 수준으로 선보였다. 호텔 관계자는 "이사 날짜가 맞지 않거나 지방 출장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또 호텔 살기 로망을 이번 기회에 도전한다는 소비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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