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벼랑 끝에 서 있는 항공업계

변수연 산업부


“1년 넘게 항공사들이 긴축 재정을 통해 힘겹게 버텼는데 이대로는 여행업이 다시 활황을 맞았을 때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한될 겁니다.”


3일 국내 주요 항공사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이 처한 어려움을 이같이 토로하며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은 오는 6월 30일 자로 만료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6개월 연장 요청하는 서한을 고용노동부에 전달했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무급 휴업과 무급 휴직을 거듭했다. 올해 항공업황 개선을 기대했으나 연내 국제선 운항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의 눈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 여부에 쏠리고 있다. 5월 말을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무급 휴직을 해야 할 경우 한 달 정도 시간을 두고 신청하기 때문이다.


오는 6월 30일 자로 만료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끝나면 항공사들은 남은 6개월을 무급으로 휴직해야 한다. 지난해 8월에 2개월을 연장해준 선례가 있어 최소 2개월 연장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 항공업 정상화가 예상돼 정부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펼 수 있어서다. 항공사들은 매출의 주 수입원인 국제선 운항이 연내 정상화되기 어려운 만큼 체감하는 실적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말로 연장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 기금)도 항공사들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차입금이 많은 항공사들을 상대로 지원하는 데다 이율이 7%대로 접근하기 쉽지 않아서다. 지원 대상 1호로 꼽혔던 대한항공도 기내식 등 알짜 사업 매각을 선택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기금 지원을 받은 제주항공은 고율의 이자에 허덕이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은 항공사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고용 확대에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안전과 직결된 항공기 정비의 경우 근무의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매년 대규모로 채용해왔던 항공 산업이 빠르게 정상화돼야 쪼그라든 채용 시장에도 단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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