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인력 모아 휴먼 클라우드 구축할 것"

■ '312억 투자 유치' 크몽 박현호 대표 인터뷰
미래 노동시장, 채용 아닌 '활용' 시대
전문 프리랜서 모아 '원스톱 거래' 추진
상위 2% '크몽 프라임' 등 서비스 확장
필요 땐 기업 인수·글로벌 진출도 검토


“가까운 미래에는 수백만 개가 넘는 ‘마이크로’ 일자리들이 등장할 겁니다. 크몽은 다양한 전문 인력을 클라우딩으로 한 데 모아 필요할 때마다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지난 2012년 크몽을 설립한 박현호(사진) 대표는 3일 서울 서초구 크몽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크몽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휴먼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클라우딩 컴퓨터의 등장 이후 업무 환경이 혁신적으로 달라졌듯이 노동 환경도 ‘휴먼 클라우드’ 시대를 맞을 것”이라며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각자의 전문성을 클라우드 내에서 원스탑으로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크몽의 비전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기업이 직원을 직접 ‘채용’하는 게 아니라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유연하게 ‘활용’하는 개념으로 변모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전문기업 크몽은 최근 몇 년간 휴먼 클라우드 구축을 목표로 크몽 엔터프라이즈와 프라임, 프리랜서 소셜 살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2019년 출시한 크몽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에 프리랜서를 추천하고 채용까지 돕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베트남 시장과 연계해 정보통신(IT) 개발자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IT 개발자 인력을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크몽이 직접 상위 2% 전문가를 선별해 제공하는 크몽 프라임,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PDF 책자를 제작해 판매할 수 있는 크몽 머니플러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크몽은 프리랜서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네트워킹 행사인 프리랜서 소셜 살롱(FSS)도 개최 중이다. 박 대표는 “이들 모두 '휴먼 클라우드 구축'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며 “기능 개선과 카테고리 확장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기업 인수와 글로벌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크몽은 프리랜서 마켓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성과를 인정 받아 최근 초대형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지난 2018년 시리즈B 투자 110억 원을 유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12억 원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첫 투자를 유치했던 2015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투자액은 총 480억 원에 육박한다.


박 대표는 “지난번 투자 이후로 사용성 개선과 비용 효율화를 적극 추구한 덕분에 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작년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성장이 가속화된 국내 프리랜서 시장 흐름에 발 맞춰 투자 유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 비해 국내 프리랜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올해를 기점으로 크몽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프리랜서 시장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크몽은 프리랜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역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9년 전 크몽을 처음 설립할 때만 해도 사람들 사이에서 프리랜서로 일한다는 사실에 대한 자부심이나 집단적 소속감이 덜했다”며 "2018년 이후 크몽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연달아 출시하면서 이제는 오히려 크몽에서 N잡러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면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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