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상속세 내려 법원에 삼성전자·물산 주식 공탁

전자 0.7%, 물산17.49%, SDS 0.2% 공탁
“상속세 연부연납 위해 담보 제공 차원”
다른 유족들 주식 담보 대출도 받아

삼성 일가가 지난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산 상속세를 내기 위해 법원에 삼성전자·삼성물산(028260)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공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3명은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도 받았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의결권 있는 주식 4,202만 주(0.7%)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상속세 연부연납 납세담보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27일, 29일 등 3일에 걸쳐 삼성물산 주식 3,267만주(17.49%)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고 공시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주식 711만주(9.20%)도 지난달 26일 법원에 상속세 연부연납 담보로 제공했다.


삼성가는 앞서 지난달 28일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5년 간 6회에 걸쳐 분납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연부연납을 위해서는 과세 당국에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을 담보로 내놓은 것이다. 홍라희 여사도 삼성전자 지분 2,412만주(0.40%)를 공탁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을 지난달 26일 법원에 공탁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 2.82%, 삼성SDS 3.90%를, 이서현 이사장은 물산 2.73%, SDS 3.12%의 주식을 각각 공탁했다.


유족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금융권에서 대규모 대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다. 홍 여사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증권금융, 메리츠증권 등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약 1조원 가량을 대출받았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받은 대출은 질권 해지시까지 유지되지만 한국증권금융에서 받은 대출은 내년 4월 29일까지, 메리츠증권에서 받은 5,000억원은 오는 7월 28일 계약 기간이 종료된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금융권 대출을 받았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을 담보로 하나은행과 한국증권금융에서 3,33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서현 이사장도 하나은행과 한국증권금융, 하나금융투자에서 3,4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SDS 주식으로도 471억원을 대출받았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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