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보안에 대한 우려로 중국산 드론을 배제하고 있다고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12월 안보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세계 최대 드론 업체인 중국 DJI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상황에서 일본도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최대 통신 회사인 NTT그룹은 통신 케이블 등 인프라 점검 과정에서 사용하던 드론을 기존 중국산에서 일본산 등으로 교체한다. 현재 일본산과 스위스산, DJI 등 중국산 드론을 두루 사용하는 규슈전력도 보안을 이유로 일본산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 측은 “보안 위험 등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들이 이처럼 중국산 드론 퇴출에 나선 것은 일본 정부의 지침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사이버 보안상) 위험도가 높은 드론을 신속하게 대체한다"는 드론 조달 지침을 내놓았다. 닛케이는 이는 사실상 중국 제품을 배제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일본 기업의 드론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NTT동일본은 올 3월 말까지 약 150대의 드론을 판매했다. 대부분은 농약 살포 등에 사용되는 외부 판매용이지만 앞으로는 NTT그룹의 설비 점검에도 이용할 계획이다. NTT그룹은 이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총 2,000대의 드론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타트업인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ACSL)도 야마하자동차 등과 함께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와시야 사토시 ACSL 대표는 "가스나 전력 업체로부터 점검 등에 사용하는 드론을 일본산으로 바꾸고 싶다는 상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산 드론이 한순간에 모두 퇴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대체할 만한 일본산 드론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가격도 DJI 제품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닛케이에 "성능이나 가격 차이가 줄어들 때까지 타 제품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