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 다시 만날때까지 잘 있을게, 엄마는 걱정마" 아버지의 마지막 편지

/블로그 캡처

“우리는 늘 너와 함께할 거고 널 늘 그리워할 거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을게. 엄마는 걱정하지마. 아빠 믿지… 사랑한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실종 6일만에 숨진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아들에게 작별인사를 남겼다. 이날 정민씨가 있는 서울성모병원에선 오전 8시 20분 고별식이, 오전 9시 발인식이 열렸다.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마지막'이란 글을 올린 손씨는 “정민아,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내가 착한 너를 얻으려고 아무 것도 한 게 없기에 넌 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로 시작하는 편지글을 통해 정민씨를 추억했다.


손씨는 “네가 우리에게 왔다 간 기간이 21년 밖에 안 되어서 너무 서운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고 우리 부부에게 인생은 살아갈 만한 것임을 알려주었고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며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며 “우리는 늘 너와 함께할 거고 널 늘 그리워할 거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을게. 엄마는 걱정하지마”라고 썼다.


또 손씨는 위로를 보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그는 “지난주 일요일부터 진행된 믿을 수 없는 일들이 1차전을 마감한다. 일요일 2시까지 살아있던 사진 속의 아들은 영정 속의 인물이 됐고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며 “장례가 치러지는 4일간 너무나 많은 분들이 애도해주셨고 아무 연고없이 오셔서 위로해주시고 힘을 주셨다”고 했다.


손씨는 또 “정민이의 학교 친구들이 거의 4일 내내 왔고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았을 때 제일 먼저 말을 건네줘서 고마웠다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아들이 잘 살았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손씨는 친구들이 정민씨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도 소개했다. 손씨는 "친구들이 정민이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은 LoL의 '이렐리아'(게임 캐릭터)다. 이것을 좋아해서 (아들) 별명이 정렐리아였다고 한다"며 "저는 그런 것도 모르는 아빠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정민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젠지(e스포츠팀)라서 특별히 찾아가 유니폼을 받아왔다고 한다. 친구들 대단하다"고 했다.



정민씨 아버지가 쓴 편지 전문
정민아.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내가 착한 너를 얻으려고 아무것도 한게 없기에 넌 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우리에게 왔다 간 기간이 21년밖에 안되서 너무 서운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고 우리 부부에게 인생은 살아갈만한 것임을 알려주었고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거야.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거고 널 늘 그리워할거야.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을께, 엄마는 걱정하지마.

아빠 믿지...사랑한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