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정가 공식 깬 편의점…"떴다방 '아할' 잡아라"

떴다방식 무인 할인점 수천곳
품목 늘리며 편의점 매출 위협
CU·GS25·세븐일레븐 '빅3'
아이스크림 가격 최대 65%↓
'개당 350원' 등 프로모션 돌입


편의점 업계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대응하기 위해 '편의점 아이스크림은 정가'라는 공식을 깼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톱3은 이달부터 일제히 최대 65% 할인율을 내세운 초저가 전략에 돌입한다. 최근 4,000여개로 급증한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반값보다 저렴한 가격 공세로 여름철 편의점 매출을 깎아 먹고 있다. 그동안 편의점 본사는 이를 한 철 장사로 치부하며 치킨 게임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가맹점의 타격이 계속되자 올 여름 장기 할인전을 선포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아이스크림 시장 선점뿐만 아니라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맥주, 담배 등 각종 가공식품으로 판매 품목을 늘리며 편의점 시장을 위협하자 이를 경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톱3는 이달부터 일제히 아이스크림을 최대 65%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CU는 12개 스테디셀러 제품을 대상으로 10개 이상 구매하면 개당 350원에 판매하며, GS25도 5종의 아이스크림을 대상으로 5개 구매시 1개당 350원에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은 돼지바, 월드콘 등 아이스크림 90여종에 대해 네이버페이로 결제시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증정 행사와 중복하면 최대 할인율은 65%다.






이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에서 판매되는 바(bar) 형태의 아이스크림 개당 가격이 400~500원 인것과 비교해도 동일하거나 낮은 수준의 가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1+1, 2+1 등의 할인 행사를 했지만 이 정도 수준의 파격 할인은 없었다"며 "최근 편의점을 위협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지난 2010년 초 첫 등장한 후 최근 무인 시스템 도입을 통해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다. 지난 2019년 2,200여개에서 올 1분기 4,000여개로 급증했다. 무인화로 관리비와 유통 마진을 크게 줄인 이들은 아이스크림을 50~80% 할인 판매해 인근 편의점의 빙과류 매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주류, 과자류까지 판매하면서 편의점과 구색이 비슷해지고 있지만 편의점 브랜드가 아닌 탓에 근접출점 자율규약(신규 출점시 인근 편의점으부터 최소 50m 이상 떨어져야 하는 규약) 제한을 받지 않아 점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한 편의점주는 "고매출 편의점 옆자리만 노려 할인점을 오픈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고객 유인 상품인 담배까지 판매하기 시작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편의점 본사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한 철 장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아왔다. 여름이 지나면 대부분 매출이 떨어져 폐점하는 경우가 많고 품목을 늘려도 편의점 상품의 다양성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그동안은 자체제작(PB) 상품 고급화와 품목 다양화에 집중해왔지만, 대응책을 마련해달라는 점주들의 호소가 커지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초저가를 꺼내 들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달 행사 대상 품목을 변경해 올 여름 내내 지속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초저가와 고급화 투트랙 전략으로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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